눈치없던 시절.

게임에 진 손님에게 큰 소리로 "루즈(졌습니다)!"라고 외쳤다가 테이블을
썰렁하게 만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딜러는 철저한 서비스맨.

돈을 잃은 손님도 기분 좋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그의 입가엔 항상 미소가 머문다.

외국어도 능숙해야 하지만 딜러에겐 신체적 조건도 중요하다.

여자 딜러의 경우 가장 알맞은 키는 1백62~1백67cm까지.

테이블의 높이 때문에 너무 작거나 크면 곤란하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건 "수리능력"이다.

그는 "숫자 계산에 자신 없으면 딜러로서 곤란하다"고 충고한다.

게임 진행 중에 딜러의 머리 속엔 수많은 숫자가 흘러다닌다.

근무시간 사이에 있는 휴식시간엔 소설도 읽고 외국어 공부도 한다.

볼링반 테니스반에 가입해 틈틈이 운동도 즐긴다.

체력 관리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요즘엔 외국관광객들이 줄어 비어있는 테이블이 많다고 그는 걱정이다.

"일이 좀 힘들더라도 손님들이 꽉 찼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신이 나죠"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