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섬우화] (124) 제3부 : 환상의 커플 <24>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30명의 세계 투어그룹이 피지의 국제공항 난디항에 내리니 곳곳이 태풍
자니의 발톱에 할퀴어 말이 아니었다.
하와이에서 비행기가 24시간이나 늦게 떠난 것도 사실은 이 태풍
때문이었지만 항공사는 태풍이나 앞으로 내리는 곳의 기상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한다.
승객들이 동요하면 비행기 스케줄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일까? 쓰러진
야자나무를 보면서 그들은 몹시 당황했다.
백년전만 해도 식인종이 사는 나라로 알려졌던 이곳도 요새는 돈많은
일본 젊은이들이 주말여행을 오는 곳으로 남태평양에서는 유명한 관광섬이
되어 있다.
김영신은 일행들에게 외면당하고 무시당하는 고통속에서 지코치와 눈으로
인사하고 눈으로 말하는 힘든 입장이 되어 여행이 아니라 일종의 고행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피지를 끝으로 남태평양의 여행이 끝나는 난디항에서는 바닷가에
환상적으로 지어진 힐튼 호텔에 여장을 풀자 작은 섬으로 수영을 떠났다.
호텔 풀은 너무 붐벼서 작은 아일랜드행 배를 타고 환상적인 섬으로
둘이서만 갔다.
야자나무들이 태풍에 넘어지고 찢긴 것을 보면서 어린 소년처럼
즐거워하는 지코치를 앞에 세우고 그녀는 모래위를 달려서 바닷물속으로
첨벙 다이빙을 한다.
"누님 나하고 여기 와서 살자. 여기서는 나이 같은 것 묻는 사람도 없고
얼마나 좋을까?"
검은 선글라스를 낀 김영신은 지코치에게 함박 웃음을 보낸다.
그들은 어느새 검둥이처럼 검게 타 있었다.
"나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도련님"
"하하하하, 우리는 항상 같은 생각을 한다니까. 나이는 틀려도 감각은
같은가봐. 사랑해요. 영신! 여보! 자기! 당신! 마누라"
너스레를 떨면서 지코치는 그녀를 으스러져라 껴안는다.
"누가 보고 있을까 몰라"
"보고 싶으면 보라지. 하지만 지금 여기는 우리와 일본애들 밖에 안
왔어. 입맞춰"
그러면서 지영웅은 삼킬듯이 큰 입으로 키스를 퍼붓는다.
그의 키스가 어찌도 정열적이고 달콤한지 그녀는 이 세상에 나서 이토록
달콤한 키스를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은 착각을 한다.
사랑을 시작하면 누구나 그가 가장 신선하고 열정적인 키스를 하는
사람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이번 케이스는 그것이 아니다.
이 사람은 야쿠자 훈련을 받은 것처럼 사랑의 테크닉도 훈련을 받은
적이 있다고 착각할 정도로 꿀맛같고 환상적인 키스를 입술이 아리도록
퍼붓는다.
그녀는 오늘도 그의 달콤하고 기교넘치는 키스에 넋을 잃는다.
그는 결코 화대를 의식한 키스를 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자기의 영혼과 육체를 모두 바친다.
아낌없이.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8일자).
자니의 발톱에 할퀴어 말이 아니었다.
하와이에서 비행기가 24시간이나 늦게 떠난 것도 사실은 이 태풍
때문이었지만 항공사는 태풍이나 앞으로 내리는 곳의 기상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한다.
승객들이 동요하면 비행기 스케줄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일까? 쓰러진
야자나무를 보면서 그들은 몹시 당황했다.
백년전만 해도 식인종이 사는 나라로 알려졌던 이곳도 요새는 돈많은
일본 젊은이들이 주말여행을 오는 곳으로 남태평양에서는 유명한 관광섬이
되어 있다.
김영신은 일행들에게 외면당하고 무시당하는 고통속에서 지코치와 눈으로
인사하고 눈으로 말하는 힘든 입장이 되어 여행이 아니라 일종의 고행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피지를 끝으로 남태평양의 여행이 끝나는 난디항에서는 바닷가에
환상적으로 지어진 힐튼 호텔에 여장을 풀자 작은 섬으로 수영을 떠났다.
호텔 풀은 너무 붐벼서 작은 아일랜드행 배를 타고 환상적인 섬으로
둘이서만 갔다.
야자나무들이 태풍에 넘어지고 찢긴 것을 보면서 어린 소년처럼
즐거워하는 지코치를 앞에 세우고 그녀는 모래위를 달려서 바닷물속으로
첨벙 다이빙을 한다.
"누님 나하고 여기 와서 살자. 여기서는 나이 같은 것 묻는 사람도 없고
얼마나 좋을까?"
검은 선글라스를 낀 김영신은 지코치에게 함박 웃음을 보낸다.
그들은 어느새 검둥이처럼 검게 타 있었다.
"나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도련님"
"하하하하, 우리는 항상 같은 생각을 한다니까. 나이는 틀려도 감각은
같은가봐. 사랑해요. 영신! 여보! 자기! 당신! 마누라"
너스레를 떨면서 지코치는 그녀를 으스러져라 껴안는다.
"누가 보고 있을까 몰라"
"보고 싶으면 보라지. 하지만 지금 여기는 우리와 일본애들 밖에 안
왔어. 입맞춰"
그러면서 지영웅은 삼킬듯이 큰 입으로 키스를 퍼붓는다.
그의 키스가 어찌도 정열적이고 달콤한지 그녀는 이 세상에 나서 이토록
달콤한 키스를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은 착각을 한다.
사랑을 시작하면 누구나 그가 가장 신선하고 열정적인 키스를 하는
사람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이번 케이스는 그것이 아니다.
이 사람은 야쿠자 훈련을 받은 것처럼 사랑의 테크닉도 훈련을 받은
적이 있다고 착각할 정도로 꿀맛같고 환상적인 키스를 입술이 아리도록
퍼붓는다.
그녀는 오늘도 그의 달콤하고 기교넘치는 키스에 넋을 잃는다.
그는 결코 화대를 의식한 키스를 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자기의 영혼과 육체를 모두 바친다.
아낌없이.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