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통신장비업계에 큰 이변이 생겼다.

한국통신이 FTTC (인구밀집지역 광케이블)용 광가입자 전송장치(FLC-C)
공동 경쟁연구 개발을 위한 공모에 삼성 LG 등 4대교환기 메이커 외에
삼우통신공업이라는 벤처형 중소기업이 선정됐기 때문이다.

2대 1의 경쟁을 보인 공모에서 5개의 대기업과 유명기업들이 탈락했기
때문에 관련업계의 의구심이 높았다.

그러나 최근 그 의문이 풀리게 됐다.

이 기업이 선진국에서도 상용제품의 테스트단계인 첨단장치의 개발에
성공하고 한국통신과 시험을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삼우통신공업의 유태삼(46) 삼우통신 부사장겸 기술연구소장이 이러한
이변을 연출한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74년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 폴리테크닉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뒤 86년부터 10년간 AT&T벨랩연구소에서 "광전송시스템"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다 귀국했다.

여러 대기업에서 스카우트경쟁이 있었으나 유망중소기업을 위해 일해보겠다
는 의지 하나로 삼우통신을 선택했다.

"FLC-C는 광통신을 이용해 일반가입자에게도 영상을 포함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가능케하는 첨단 기술입니다"

이 장치는 전화국에서 아파트 입구 등 인구가 밀집한 지역의 앞까지
광케이블을 깔고 이곳에서 일반 가정까지는 기존의 구리 전화선을 이용하면서
도 음성은 물론 초고속 인터넷및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까지 구현할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장치는 현재 국제 표준이 되고 있고 주로 미래에 활용될 ATM (비동기
전송방식) SDH (동기식 디지털전송) MPEG (동영상 압축해제) VOD (주문형
비디오) 제어기술 등을 수용하는 복합적인 첨단기술이 융합된 결정체입니다"

유소장은 "이번에 개발한 FLC-C는 음성신호를 디지털신호로 바꾸고 반대의
역할도 하는 채널유니트 기술에서 특징적인 장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채널유니트는 가정가입자들이 동영상 또는 초고속 인터넷 등 필요한 서비스
를 원할 경우 카드를 꽂기만 하면 가정내에 별도의 컨버트나 장치가 필요없이
서비스를 받을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이 장치가 일부 부품을 빼고 90%이상을 국산장비 및 기술로 완성해
기쁨이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모든게 신기술이라 개념을 정확하게 정립해야 했고 연구원중에 신입사원들
이 몇명 있어 기술을 이해시키는 과정이 힘들었어요.

물론 일의 추진을 위해 직원들과 며칠 밤을 새워가며 해내던 것도 참기
힘든 고통이었지만 보람도 큼니다"유박사는 지금 자신이 개발한 제품을 들고
해외시장을 향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 윤진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