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공화국(옛 자이르)의 새 지도자인 로랑 카빌라가 가장 먼저 할
일은 무엇일까.

세계은행등 관계기관의 아프리카전문가들은 서슴없이 "한국배우기"라고
말한다.

식민지지배에서 갓 벗어난 지난 50년대 두 나라는 경제사정은 비슷했다.

자원이 풍부한 콩고의 발전가능성이 더 커 보였다.

그러나 지금 두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1만달러와 1백50달러"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 차이를 좁히는게 카빌라의 임무란 지적이다.

한국형 성장전략은 이미 공식화돼 있다는 이들의 분석이다.

우선 인적자원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

교육과 공중보건에 정책의 우선을 둬 "교육받은 건강한" 국민들을 양산해야
한다는 점이다.

"학교에 공책은 물론 교육재료가 전혀 없는데다 질병예방주사를 맞은
학생이 한명도 없을 정도"(비비 마사카마 콩고동부 랄리아마을 초등학교교장)
로는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는 얘기다.

다음은 경제정책.

수출에 촛점을 맞춘 개방적인 시장경제체제의 유지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건전재정과 물가 통화안정 등이 중요하다.

평균 GDP(국내총생산)대비 10%안팎인 저축률을 30%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시급하다.

이미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같은 전략으로 상당한 재미를 보고 있다.

최근 연평균 10%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우간다 앙골라 레소토
말라위등 4개국은 한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등 "아시아의 4마리 호랑이"에
비유되고 있다.

특히 우간다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국가중 하나로 꼽힌다.

세계은행의 아프리카담당 선임연구원인 알란 헐브는 "아직 초기단계지만
우간다 등 많은 아프리카국가들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고도
성장은 이제 한국 등 동아시아국가들만의 특권은 아니라는 것이 입증될 것"
이라고 말한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