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NT냐, 유닉스냐. 그것이 문제다"

기업 전산담당자들은 요즘 고민에 빠져 있다.

전산환경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서버를 도입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다.

경기침체로 축소된 전산비용을 고려하자면 판매가격과 유지보수 비용이
싸면서 업계에서 사용이 확산일로에 있는 "윈도NT서버"를 도입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처리용량이나 안정성 확장성을 보자면 유닉스서버가 구미를 당기기
때문이다.

윈도NT서버는 운영체계(OS)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NT를 채택한 것으로
최근 PC와 PC서버시장에서의 인기세를 몰아 기업서버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제품.

가격은 유닉스서버에 비해 3분의 1수준으로 저렴하며 데이터처리 규모면에서
도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사업장의 전산처리에 잘 맞는다.

그러나 아직 서버로서 가장 중요한 안정성과 확장성, 지원되는 애플리케이션
(응용소프트웨어)의 수, 보안성면에서 유닉스서버에 비할바가 아니라는
약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다.

윈도NT서버시장이 확대되면서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할만한 주목할만한
성과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

최근 중대형 서버공급업체인 한국유니시스는 윈도NT서버로서는 최고성능인
"아콴타XR/6"을 발표했다.

이 제품은 인텔의 2백MHz 펜티엄CPU를 10개까지 장착할수 있는 서버로
중하위 레벨의 유닉스서버에 맞먹는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유니시스는 이와함께 "성능 향상과 더불어 안정성과 보안성도 크게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한편 유닉스에서 윈도NT로 발길을 돌린 HP(휴렛팩커드)나 디지털이퀴프먼트
(DEC)를 비롯 현대전자 등 국내업체도 클러스터링 기법을 도입, 확장성을
향상시킨 고성능 윈도NT서버를 속속 내놓고 있다.

유닉스버전 애플리케이션만을 개발하던 기존 소프트웨어업체들도 윈도NT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기존 제품을 윈도NT버전으로 포팅(전환)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어 애플리케이션의 부족이라는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주고
있다.

윈도NT의 성장세는 시장조사기관인 IDC의 자료에 잘 나타나 있다.

이 기관은 최근자료를 통해 매출액 기준으로 윈도NT가 지난 한햇동안 3백%를
넘는 성장세를 보여 전년대비 12%성장에 그친 유닉스서버시장을 사상 처음
으로 제쳤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같은 인기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산책임자들은 듬직한 유닉스
서버에 믿음을 가지고 있다.

유닉스는 워크스테이션급이상 중대형 컴퓨터에 주로 사용되는 OS로 강력한
네트워킹과 보안, 확장성이 주무기다.

78년 AT&T가 처음 상품화한 이후 수차례 개량된 버전이 나와 이미 업계에서
공통 OS로 자리잡고 있다.

더구나 최근들어서는 한국IBM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유닉스서버 전문
업체들이 고유64비트칩을 장착한 고성능 서버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어 상위
레벨 서버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대용량 DB처리와 안정성 보안성이 필수적인 은행 보험 등의 금융기관이나
일반 기업체에서의 시장우위를 확실히 다지고 있는 것.

업계전문가들은 "앞으로 향후 5년간은 전산담당자들이 중소규모 사업장용
으로는 윈도NT서버를, 대용량의 핵심서버로는 유닉스서버를 선별 구매하는
행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 박수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