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발전을 위한 필수 기반시설인 항만은 이제 단순한 하역기능 뿐만
아니라 국제종합물류기지로서의 역할이 중요시 되고 있다.

항만은 어업전진기지 친수공간, 국제금융.보험의 중심지 등 복합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해양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환태평양지역의 물류 요충지로서 항만시설의 확충과 효율적 운영은
시급한 국가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각 대륙별 중심항만의 시설과 운영을 살펴봄으로써 2011년까지 건설될
우리의 신항만이 나아갈 방향을 짚어본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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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

네덜란드의 로테르담항은 북부유럽 국가들의 관문항으로서 처리 물동량의
60%가 주변 국가들의 물량이다.

컨테이너 취급량은 96년 한햇동안 5백만TEU로 유럽 최대(세계 4위)의
컨테이너 항이다.

로테르담항은 북해와 라인강에 접해 있으며 하천의 수위는 해면보다 평균
0.038m 낮고 조석간만의 차는 1.4~1.8m에 불과, 조위변화에 따른 현상은
적은 편이다.

이 항만은 크게 도르드레흐트 쉬에담 블라르딩겐 마스루이스 후크 등 5개항
으로 구분되며 항만을 낀 대규모 공업지역과 유럽의 관문으로 통하는 내륙
수로는 대량화물을 취급하는데 이용되고 있다.

일반화물및 산화물 부두로는 총 25km에 달하는 부두및 14만평방m의 창고,
1백만평방m의 야적장을 구비하고 있으며 접안수심은 11.0m이상을 유지한다.

이밖에 5개의 정유소와 연계되어 운영되는 수많은 유류부두및 19선석의
RO/RO(자동차 또는 트레일러가 직접 실리는) 부두가 가동되고 있다.

운영을 살펴보면 로테르담항은 시영항으로서 로테르담시의 항만국이 관리
하며 시의회에서 항만국장을 임명한다.

터미널 운영은 유럽컴바인드터미널스(ECT)사에 의해 수행되고 항만부지는
모두 부두운영공사에서 임대운영하며 투자환수기간이 긴 기반시설만 시정부가
투자 운영하고 있다.

창고및 야적장은 약 3백40만평방m가 구비돼 있고 보트렉 이엠하벤과 델타
터미널 배후지역에 85만평방m에 달하는 모스브락트 분배센터를 건설중이다.

이밖에 부가가치 서비스로는 포장및 재포장 조립 분류 상표부착 등의 시설이
있다.

전산시스템은 정부와 항만 및 운송과 관련된 민간기업이 인티스 비 브이
(INTIS B V)사를 설립하고 EDI(전자문서교환) 시스템을 구축 운영중에 있다.

항로는 일반적인 하구항만과는 다르게 조차가 1.5m 내외에 불과하여 매우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상류의 라인강과 마스강에서 흘러내리는 유사와 북해로부터 유입되는
표사의 매몰량이 연간 4천5백평방m에 달해 이를 처리하기 위한 유지준설비가
연간 4천5백만달러씩 지출된다.

한편 향후 로테르담항의 개발계획으로는 델타터미널을 건설 시랜드(Sea
Land) 터미널 남측의 아마존부두에 선석연장 1천7백m의 터미널 정비 등이
추진되고 있다.

[ 싱가포르항 ]

싱가포르항은 연간 입출항선박 t수 기준 세계 최대 항만으로 현재 5백30개의
선사가 기항하며 7백여개의 항만과 연계, 운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처리한 컨테이너는 1천2백95만TEU로 부산항의 2.5배에 달하고 있다.

이 항만 컨테이너 물량의 75~80%는 환적화물로서 <>국제무역의 중간지점에
위치하는 지리적 이점 <>대량화물 우대 <>환적화물에 대한 하역료 및 보관료
우대 <>독자적 컴퓨터시스템(PORTNET)에 의한 항만관리 등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 중심항만이다.

말레이시아 남단에 위치한 싱가포르항은 1.2km의 방죽길로 연결되어 있으며
천혜의 깊은 수심을 갖고 있다.

계절풍기간 동안은 조류의 흐름이 비교적 안정돼 있으나 열대류가 흐르는
시기의 조수흐름은 불규칙하다.

싱가포르항은 싱가포르항만청(PSA)이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데 탄종파가
케펠 브라니 파시르판장 셈바왕 주롱 등 6개의 터미널을 보유하고 항내의
항행 항만개발 이용촉진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항만시설과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다.

이 항만은 4개의 유통센터와 자유무역지대를 갖추고 있다.

69년 개장된 자유무역지대는 현재 7개지역으로서 7개소는 해상화물용이고
1개소는 항공화물용이다.

자유무역지대에서는 관세품들의 저장 및 재수출을 위해 광범위한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단 반입된 물품은 시장으로 이송되기 전까지는
어떠한 통관서류 없이도 저장이 가능하고 최소한의 통관절차만 거치면 가공
또는 재수출된다.

또 컨테이너 및 일반화물은 수출 수입 모두 72시간 동안 장치할수 있고
환적 및 재수출화물에 대해서는 28일간의 장치기간을 부여하고 있다.

아울러 싱가포르항은 자유무역지대내에 야적장 및 창고 2백만평방m와
자유지대밖에 42만평방m의 창고를 보유하고 있다.

국제무역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이 항만의 눈에 띄는 특징은 정책적으로
환적화물 유치를 적극 추진한다는 것.

우선 하역료를 우대해 주는데 환적화물은 싱가포르 지역화물에 비해 상당한
할인혜택을 주고 장기체류를 방지하기 위해 12시간내에 반출되는 경우 35%를
경감해 주는 등 기항을 더 많이 할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밖에 인도 필리핀 중국 등 지역에 대한 시장확대를 위해 사용료 우대와
선석 우선사용권을 보장하는 등 혜택을 주고 있다.

한편 PSA는 싱가포르항을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항으로 유지하기 위해 장기
개발계획을 수립, 1단계 공사를 지난 93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이 계획은 총 2천3백만TEU의 시설능력을 확충하여 49선석을 갖추고 전체
컨테이너 처리능력을 3천6백만TEU로 제고시키기 위한 것으로 2020년까지
4단계로 나뉘어 추진될 예정이다.


[ 미국 롱비치항 ]

미국 서해안 산페드로만에 위치한 롱비치항은 동일한 만에 위치한
로스앤젤레스항과 연계해 개발 운영되고 있다.

이 항만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항만내에 유정이 여러군데 있는 산유지
이며 정유시설이 있어 유류수송량이 특히 많다는 점.

롱비치항은 태평양 연안에 위치하고 있으며 간만의 차가 적은(1.14m) 양항
이나 내항수로가 90~1백m로 매우 협소해 대형선박의 접안 하역시 선박 운영및
도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벽길이 13.3km로 70선석을 보유하고 있는 이 항만의 규모는 <>창고
20만7천평방m <>야적장 1백62만평방m <>7개의 터미널과 18선석을 갖춘
컨테이너 부두 <>최대 26만5천DWT급이 접안할수 있는 광석부두 11선석
<>유류부두 16선석 등이며 항로 폭 2백13m 수심 18.3m를 유지하고 있다.

롱비치의 부두운영은 항만청의 관리하에 선사와 하역회사 등 민간에게
임대하는 민간운영부두와 항만당국이 직접 운영하는 공공부두로 구분해
이뤄진다.

민간운영부두는 민간이 하역장비 운영인력 등을 투자하고 하역업과 부두
운영업을 겸업하게 되는데 임대기간은 보통 25년으로 정해져 있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5년에서 99년까지 신축적으로 결정된다.

공공부두에서는 하역회사가 항만당국으로부터 하역장비 사용허가를 받아
하역업무를 수행한다.

공공부두는 주로 항만당국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여 직접 운영하는 경우로
일반인이 사용할수 있도록 허가하며 항만노동자를 알선, 제공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향후 롱비치항의 개발계획을 보면 우선 항로수심을 현재 18.3m에서 23.2m로
5m가량 더 깊게 확보하고 컨테이너부두 12선석을 포함한 24개 접안시설을
건설하는 한편 부두의 넓이도 지금보다 무려 5백50에이커를 늘리기로 했다.

한편 장기계획으로는 로스앤젤레스항과 롱비치항이 위치한 산페드로만의
개발을 위한 2020플랜이 추진되고 있으며 총사업비 48억달러를 투입,
9천7백만평방m의 매립 부지를 조성하고 컨테이너부두 22선석, 자동차부두
18선석, 일반부두 4선석, 액체화물 6선석 등 50개선석 규모의 안벽을 축조
하게 된다.

또 배후수송망 확보를 위해 도로 철도 컨테이너운송시설 파이프라인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현재 이 계획은 준설 및 매립공사를 시행중이며 2020년에 공사가 완료될
경우 90년 8천만t에 머물던 화물처리능력이 2억t으로 2.5배 증가하게 된다.

< 장유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