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취항 외국항공사들이 미국 서부노선 항공료를 최저 30만대로
낮추면서 국내시장 공략에 나서 항공료의 가격인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에따라 올들어 환율상승에 따른 환차손과 잇따른 유가 인상등으로
경영난을 겪고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들의 경영난이
더욱 심화될것으로 보인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필리핀항공은 지난해 11월말 서울~로스앤젤레스
노선에 주 5회 신규 취항한 이후 왕복 45만원짜리 탑승권을 판매해오다
올들어 여행사들에 최저 30만원대의 특별할인 가격으로 항공권을 팔고
있다.

필리핀항공의 로스앤젤레스 노선 일반 왕복요금은 6월19일까지가
45만원이고 7,8월 성수기의 항공권 가격은 60만~70만원대이다.

서울~샌프란시스코 노선에 매주 5회 운항하는 싱가포르항공도 항공권
판매전문 여행사를 통해 최근 30만원대의 왕복 탑승권을 내놓는 등
항공요금의 가격인하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이들 노선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료는 단체가 50만원선,
일반 개인이 90만원선이어서 가격경쟁에서 외국 항공사들에 뒤처져
시장잠식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각각 2천1백억원, 6백억원씩의 적자를 기록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불황으로 비즈니스클래스급 이상의 항공권 판매가
줄어드는데다 가격인하 경쟁이 심화돼 상반기중 영업적자가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고 있다고 밝혔다.

< 최인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