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회사들이 낙하산 인사로 부실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여신전문기관 통합 등 금융시장 개방에 따른 치열한 경쟁을 앞두고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한 상황인데도 자회사들이 여전히 은행들의 퇴출창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25개 리스사 가운데 이날까지 20개사가 주총을 치른
결과, 18명의 신임 임원이 선임됐는데 이 가운데 2명만 내부 승진이고 모두
모기업인 은행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25개 리스사 가운데 신보리스를 제외한 24개사가 모두 은행 자회사
이다.

특히 대동리스는 은행감독원 검사역을 감사로 선임, 낙하산 인사 시비가
일고 있다.

상은리스의 경우 상업은행 신인식 감사를 사장에 선임했었으며 동화리스도
이날 정기주총에서 서중석 동화은행 상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대구리스도 대구은행 인재양성원 교수인 최종환 이사와 본부 이사인 송문호
씨를 각각 부사장과 감사에 선임했었다.

부산리스는 부산은행 정용원 상무를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물론 낙하산 인사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은행자회사는 리스사뿐이 아니다.

한외종금도 지난 정기주총에서 모기업인 외환은행의 낙하산 인사를 저지하기
위해 노조가 소액주주안을 내놓는 등 강력 반발, 내부승진 임원자리를 한명
추가하기도 했지만 이번에 임기만료된 부사장과 감사는 모두 외환은행 인사로
채워졌다.

낙하산 인사는 대부분의 은행자회사가 안고 있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은행감독원에 따르면 은행 자회사의 상근임원중 69%는 모은행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