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중 산업생산 증가율이 10%대에 달하고 도소매 판매도 증가하는 등 생산과
소비가 다소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중 물가도 지난 연말대비 2.3% 상승에 그쳐 11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
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중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적어도 지표상으로는
경기가 어두운 터널에서 점차 벗어나려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생산과 소비측면에서 지표가 일부 호전되고 있고 경기종합지수도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다.

물가도 11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금융시장에서는 "금융대란설" 우려와 한계기업과 중소기업들의 자금경색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견조한 오름세를 타고 있고 금리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잿빛 일색이던 경제상황이 다소 호전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우선 4월중 산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10.7% 증가, 지난 1월 5.9%의 증가율
을 기록한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또 지난해 평균 14.5%에 달했던 재고증가율은 2월이후 점진적으로 낮아져
13.2%에 이르렀다.

소비쪽에서도 1월 1.4%였던 도소매판매증가율이 4.1%를 기록, 상승세를
지속했다.

1.4분기중 감소세를 보이던 내수용소비재출하도 4.4% 증가로 돌아섰다.

이에따라 6~7개월 뒤의 경기동향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도 하락세에서
벗어나 전월대비 1.1% 증가했고 현재 경기의 방향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3.4%까지 급등했던 실업률은 2.8%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찬찬히 뜯어보면 경기호전을 속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4월중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하루 많은 점을 감안하면 실제 산업생산증가율
은 9%안팎으로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재고율도 낮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바닥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지표중 내수용소비재출하가 4.4% 증가했으나 휴대용전화기의 기여도가
5.2%포인트에 달하는등 일부품목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

특히 기계류수입이 감소하는등 설비투자는 아직도 저조하다.

실업률하락도 지난달 구직자의 급증으로 크게 높아졌던데 대한 반작용이
크다.

또 경기종합지수도 2개월동안의 호전만 갖고는 판단하기에 이르다.

이같은 사항을 감안하더라도 침체일로를 걷던 경기의 하락속도가 둔화되고
일부에서는 호전기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결국 현재 경기가 바닥권에 상당히 근접해가고 있는 상태라는게 재경원의
진단이다.

또 엔화가 약세에서 벗어난 점도 향후 수출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서더라도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
과거와 같은 가파른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렵고 특히 대기업들이 잇따른
부도에 직면하고 있어 경기회복을 체감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김성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