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공영(회장 김태형)이 전격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된 것은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대형 주택건설업체들의 잇따른 부도사태와 이로 인한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올들어 한보사태와 삼미그룹의 부도가 발생한데다 진로 대농그룹이 잇따라
부도방지협약 대상이 되면서 시중자금이 경색되고 금융대란설등이 유포되면서
한신의 자금난은 더욱 가중됐다.

특히 최근 발효된 부도방지협약은 한신 법정관리신청의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협약발효이후 시중에 유통되던 한신의 어음이 할인이 안되면서 협력업체들의
부도가 속출, 공사가 잇달아 지연됐고 이에따라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한신은
극심한 자금난을 겪게 됐다는 것이다.

한신은 올들어 제2금융권에 모두 5백90억원의 부채를 갚았음에도 제2금융권
에서 어음을 연장해주지 않은데다 일부 상환조건 단서를 붙이는 등 차입금
상환압력에 시달렸다.

게다가 올 상반기중 한신측에 지급될 예정이었던 영동고속도로 공사선급금이
정부의 긴축재정 정책으로 중지됨에 따라 건설자금 조달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됐다.

한신은 지난 3월말부터 자금난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부도방지협약 신청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이 경우 3개월안에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미
상당수의 사업용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더이상 뚜렸한 대책이 없어 이를
포기했다.


[[[ 어떤 회사인가 ]]]

한신공영은 지난 50년 김회장의 부친인 김형종씨가 창업한 한신측노공업사를
모체로 출발, 67년 한신공영으로 상호를 변경해 건설업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왔다.

서울 반포지역에만 2만여가구의 아파트를 건립하는 등 지난해말까지 전국에
12만여가구의 아파트를 공급, 명문 주택건설업체로 입지를 굳히고 해외건설
특수가 일던 지난 70년대말엔 사우디 쿠웨이트 등에서 해외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공기연장과 공사대금 미회수 등으로 해외건설사업에서 커다란 손실을
입어 지난 87년 산업합리화업체로 지정됐다.

이후 서울은행의 은행관리를 받다가 분당등 5개 신도시 개발사업으로 주택
경기가 좋아지면서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돼 94년 5월 은행관리에서 벗어났다.

최근에는 주택경기 침체로 주택사업 규모는 대폭 축소하고 주로 정부가
발주하는 도로, 항만 등 관급공사와 외주공사에 주력, 지난해 수주규모가
1조3천억원을 돌파하는 등 경영상태가 한때 호전되기도 했으나 결국 부동산
경기의 장기침체에 따른 부도사태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이 회사가 현재 진행중인 공사는 <>관급공사 69건 1조2천29억원<>아파트및
민영공사 45건 1조8천9백27억원 등 모두 1백14건 3조9백57억원 규모에
달한다.

특히 아파트 공사는 외주공사가 1만9천2백39가구, 자체사업공사가 3천8백1
가구 등 전국 40개 현장 2만3천39가구이며 이중 미분양 물량은 1천9백44가구
이다.

올해 입주대상 아파트는 부산 서면 대앙지구 7백5가구 등 모두 4천6백15
가구, 내년이후 입주물량은 김해외동지구 등 32곳 1만9천2백56가구 등 모두
40곳 2만3천8백66가구에 달한다.

한신공영의 사업은 신성 신동아건설 등 자금상태가 양호한 기업들이 공사
이행보증을 서 당분가 공사가 중단되더라도 입주자들의 피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방형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