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의 대선자금담화를 지켜본 시민들은 30일 솔직한 고백과
사과를 하지 않은데 대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실망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또 대통령이 언급한 "중대결심"에 궁금증을 나타내고 고비용정치구조의
해소와 경제회복에 국력을 모아야 한다는 대통령의 의견에는 공감을
표시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이날 "대통령의 솔직한 고백과 반성을
기대했던 국민들을 다시 한번 배반했다"며 "대통령이 법적 정치적 책임을
지는 극단적인 사태를 피하기 위해 대선자금 조성경위와 총액, 남은
돈의 관리를 개괄적으로라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업체 임원인 박현재씨는 "국가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이제는
국가 장래를 책임질 대통령을 뽑는 일에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중소무역업체를 경영하는 고연호씨는 "대통령이 솔직한 고백을 하지
않은 것은 실망스럽지만 앞으로는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고비용
정치구조를 개선하고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정주부 김정희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백석동)씨도 "대선자금 고백과
사과는 커녕 오히려 중대결심운운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실망스러웠다"면서
"경제가 어려운 때인 만큼 여야가 다시 정책으로 국력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