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들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환경친화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나무심기에 나서는가 하면
사업장내에 환경학습장을 마련,학생들과 일반소비자들의 견학을 유도하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또 제품의 상표명을 정할 때 환경보호 이미지를 느낄 수 있도록
고려하거나 정부및 각종 단체가 주선하는 환경관련상의 수상을 추진하는
회사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모든 노력보다도 가장 객관적으로 환경경영에 대한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국제환경경영 인증규격인 ISO14000 시리즈 획득이다.

ISO14000시리즈는 각국마다 서로다른 환경 관리기법과 관리체계의
표준화를 도모, 지구환경보전에 기여하기 위해 국제 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국제규격.

전세계 60개국이 참여,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ISO환경경영기술
위원회 제4차회의에서 정식으로 채택돼 지난해 9월1일 정식출범했고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부터 참여했다.

올해 4월까지 ISO14000시리즈 인증을 받은 국내 기업들의 수는 모두
1백30개.

이중 80%가 넘는 1백9개 업체가 국내에서 ISO14000시리즈가 정식 출범한
지난해 10월 이후에 인증을 획득했다.

현재 국내에서 ISO14000 인증서를 부여할 수 있는 기관은 한국품질인증센터
한국능률협회인증원 한국환경품질인증지원센터 산업기술시험평가연구소
한국생산성본부인증원 등 모두 5개.

그 외에도 DNV 튀브 등 해외 기관까지 포함하면 인증기관수는 10여개에
이르지만 인증이 그리 간단치만은 않다.

사전준비와 실무적인 인증추진에 각각 1년씩 2년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며
준비기간 동안 전문기관으로부터의 컨설팅까지 포함하면 약 8천만원이
투입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처럼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앞다투어
ISO14000시리즈에 참여하려는 것은 인증획득이 해외수출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

즉 환경보호라는 명제가 전세계적으로 공감을 얻으면서 앞으로는 ISO14000
인증을 획득하지 못한 제품에 대해서는 대외수출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을 기업들이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 이유라할수 있다.

특히 그린라운드(GR)처럼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업체의 제품을
수입금지하려는 선진국들의 움직임까지 있어 수출업체들의 심정은 다급하다.

이에 따라 정보력과 자본력에서 앞선 대기업이 먼저 ISO14000인증 대열에
뛰어들었다.

대기업중 가장 의욕적인 곳은 삼성.

삼성전자 4개 공장,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 모두 22개 사업장이 인증을
받았다.

LG는 LG건설 등 총 14개 사업장이,현대는 현대중공업 등 6개 사업장이
인증을 획득했다.

또 대우는 대우중공업 조선해양부문 등 4개 사업장이 인증획득을 마쳤으며
자동차의 경우 이미 인증을 받은 부평공장외에도 내년까지 군산 부산공장
등 자동차부문 전계열사가 인증을 받는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최근에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의 인증도 부쩍 늘고 있다.

신성이엔지 삼진변압기 찬마루샘물 한국오에스지 서울차륜공업 등
10여개 업체가 이미 인증을 받았으며 그 외 다수업체들도 인증획득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품질환경인증협회 관계자는 "이제 기업들의 환경친화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고 지적하고 "기업들도 환경규제만
벗어나려던 과거의 의식에서 탈피해 기업활동 전분야에서 환경관리에
힘써 국제경쟁력 확보에 시급히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하고 있다.

< 박해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