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이 가족구성원의 심신건강을 해치고 있다.

가정폭력은 이혼 폭음 청소년의 흡연및 비행 약물중독 등을 조장해 가정과
사회를 불안정하게 할수 있다.

따라서 가정폭력은 개인의 일에 국한된게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남성우위의 가정권력구조와 심한 경쟁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가정폭력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어린이병원 홍강의(소아정신과)교수가 지난 95년 전국 소아과
가정의학과 응급의학과 전문의 6백41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35.1%인
2백25명이 가정폭력으로 신체적 학대를 당한 15세이하의 아동을 진료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가해자는 아버지가 64.0%로 가장 많았고 어머니가 12.0%, 계모가 10.7%,
계부와 친적이 각각 4%를 차지했다.

홍교수는 "기존 연구결과들은 아동학대의 가해자는 아버지보다 오히려
어머니가 많았다"며 "이번의 조사결과는 폭행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아버지가
한 폭행이라고 둘러댄 경우가 상당수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심한 아동학대를 가한 사람은 아버지보다 오히려 어머니들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부간 폭력도 무시못할 정도다.

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햇 동안 적어도 한번이상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한
남편은 18%에 달한다.

고려대 안암병원 홍윤식(응급의학과)교수가 작년 1년간 가정내 폭력으로
이 병원 응급실을 찾은 1백34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1백32명이 여자이고
이 가운데 20~40대 활동기 여성이 1백7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기혼여성이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남성 가해자는 45%가 여성과 동거관계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부권력구조의 유형에 따른 가정폭력유발비율이 남성
우위형인 경우 33%, 여성우위형인 경우 17%, 권력독립형인 경우 16%,
남녀평등형인 경우 12%로 나타나고 있다.

사회생활에서 비롯된 스트레스가 가정폭력을 부추기는 방아쇠다.

스트레스가 높을때는 35~38%, 중간인 경우 17~18%, 낮은 경우에는 2~8%가
폭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친척 이웃 사회단체 사회복지기관 경찰 의사 등이 협조해
가정폭력의 가해자에게 정신과상담 약물치료 격리정신치료 등을 적극
권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경우 가해자가 매주 1시간씩 정신과상담을 받고 치료받은 내용을
피해자에게 소개하는 등의 교육을 15주간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후 4주간 가족치료가 병행되며 사후지도를 통해 폭력없는 가정건설을
위한 자조정신을 키워 나가게 하고 있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