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총선에서 좌파연합이 승리함에따라 프랑스 경제전선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1일 실시된 프랑스 총선 2차 결선투표에서 사회당(PS) 공산당(PC)등 좌파
연합은 모두 3백14석을 확보, 2백62석을 차지한 공화국연합(RPR)
프랑스민주동맹(UDF)등 우파연합을 큰 격차로 눌렀다.

이에따라 프랑스에서는 지난 86년과 93년에 이어 세번째로 좌우동거정부
(코아비타시옹)가 들어서게 됐다.

우파의 시라크총리와 좌파 총리가 공존하는 정부가 탄생한다는 뜻이다.

리오넬 조스팽 현사회당 당수는 총리자리에 오르게 된다.

사회당이 승리를 확정지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프랑스 경제계는 불안해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주가가 하락하고 프랑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제전문 통신사인 APDJ는 프랑스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프랑스의
대표적인 주가지수인 CAC-40이 7~11% 하락하면서 2,400포인트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장기적으로 프랑화의 약세, 이자율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비관적인 경제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은 좌파연합의 승리로 유럽
단일통화 출범이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좌파연합은 단일통화 가입조건에 대해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이는 EU내 주도권 상실,미국식 자유시장경제체제 도입 중단으로 연결된다.

또 좌파의 승리는 기업경쟁력 회복노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도
가세하고 있다.

프랑스 기업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 세금부담이 가장 높다.

재계는 이런 부담을 안고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

하지만 유럽형 사회복지제도를 강조하는 좌파가 의회를 장악함으로써
이는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국영기업 민영화 일정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좌파는 국영기업민영화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가운데 선별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영화를 통해 기업효율성을 높이고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는 얘기다.

실업문제에 대한 처방전도 국민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는 실업률이 12.8%로 선진국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사회당은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70만개의 일자리를 새로
창출하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또 주당 근로시간을 임금삭감없이 39시간에서 35시간으로 단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대해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터는 재원마련등 경제현실을 무시한
발상이라고 혹평하고 있다.

심지어 사회당 핵심지도부에서도 실현가능성이 적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회복지제도 유지"와 "기업경쟁력 강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좌파정부의 노력이 어떤 결실을 거둘지 관심거리다.

< 조성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