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파일] (나의 직업/나의 보람) 손성은 <비디오자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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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55분.
방송시작 5분전.
강남구 청담동 m.net(케이블TV 뮤직네트워크.채널 27) 스튜디오.
메이크업을 마치고 카메라 앞에 앉은 VJ 손성은(25)씨의 얼굴에선 생방송을
앞둔 진행자의 긴장된 모습을 찾을 수 없다.
배가 고픈지 빵과 삶은 계란을 먹어가며 카메라맨 FD 등 스태프들과 웃고
장난치는 것도 잠시.
곧이어 "생방송 뮤직 핫라인"이란 메인타이틀이 화면에 뜨고 신나는 음악과
함께 카메라에 불이 들어오자 그녀는 재빨리 능숙한 비디오자키로 돌아온다.
"안녕하세요?
"생방송 뮤직 핫라인"의 VJ 손성은입니다.
거리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요.
제 헤어스타일 어때요?
비에 좀 젖긴 했지만 괜찮죠?
비가 와서 칙칙한 기분을 신나는 음악으로 바꿔볼까요.
오늘 첫곡입니다.
이현도, 지누션, 트레이시 윌리엄스가 함께 부른 최신곡 "플레이어스
앤섬""
음악전문 케이블TV인 m.net의 간판 VJ 손성은씨.
지난 94년 m.net가 국내 최초로 개최한 제1회 VJ 콘테스트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VJ로 데뷔한지 벌써 4년째.
지금은 평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뮤직 핫라인"과
매주 월요일 밤에 방송되는 "팝 27"에서 VJ로 활약하고 있다.
"뮤직비디오를 단순히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 노래, 뮤지션, 음악정보 등
폭넓은 지식을 시청자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게 VJ의 임무죠.
당연히 국내는 물론 해외 가요계의 최신 정보까지 줄줄이 꿰고 있어야겠죠"
지난 82년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까지 마치고 귀국한게 94년.
우연히 신문에서 "VJ 콘테스트"공고를 보고 지원했다가 덜컥 입상했다.
어릴때부터 미국에서 MTV를 봐왔기에 VJ가 뭔지는 대충 알고 있었지만
자신이 그 주인공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m.net 전속으로 VJ를 시작할 때만 해도 1년정도 활동하다 대학원 진학을
위해 미국으로 돌아가려던게 그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VJ의 매력을 뒤늦게 알게되면서 벌써 4년이 흘렀다.
"매일 방송을 하기 때문에 솔직히 피곤할 때도 있고 기분이 우울한 날도
있지만 일단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모든걸 잊게 돼요.
시청자들과 방송중에 전화통화도 하고 팩스나 PC통신으로 들어온 재미있는
사연을 읽다보면 저절로 즐거워져요"
VJ의 수입은 경력과 지명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손씨의 1년 수입은 3천만원 정도.
공중파 방송이나 각종 행사에 초청돼 부수입으로 벌어들이는 플러스
알파도 무시못할 수준이라고 그는 귀띔한다.
m.net가 최근 실시한 제4기 VJ공개모집엔 끼와 개성으로 무장한 8백여명의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VJ의 인기를 실감케했다.
특히 과거와 달리 VJ를 가수나 탤런트가 되기위한 과정이 아니라 당당한
전문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그는 강조한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우리나라 방송구조에서 여자VJ가 나이들 때까지 오랫동안 활동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다.
젊고 예쁜 VJ도 좋지만 전문성을 갖춘 연륜있는 VJ가 대접받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요즘 그는 더욱 바빠졌다.
이번 학기부터 서강대 국제대학원에서 국제법을 전공하고 있기 때문.
어릴적부터 그가 소원하던 외교관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세계무대에서 우리나라를 위해 뛰는 자신을 그리며.
하지만 당분간은 TV에서 최고의 VJ로 더 뛰고 싶다.
이 땅의 1세대 VJ로서 할 일이 아직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 박해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3일자).
방송시작 5분전.
강남구 청담동 m.net(케이블TV 뮤직네트워크.채널 27) 스튜디오.
메이크업을 마치고 카메라 앞에 앉은 VJ 손성은(25)씨의 얼굴에선 생방송을
앞둔 진행자의 긴장된 모습을 찾을 수 없다.
배가 고픈지 빵과 삶은 계란을 먹어가며 카메라맨 FD 등 스태프들과 웃고
장난치는 것도 잠시.
곧이어 "생방송 뮤직 핫라인"이란 메인타이틀이 화면에 뜨고 신나는 음악과
함께 카메라에 불이 들어오자 그녀는 재빨리 능숙한 비디오자키로 돌아온다.
"안녕하세요?
"생방송 뮤직 핫라인"의 VJ 손성은입니다.
거리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요.
제 헤어스타일 어때요?
비에 좀 젖긴 했지만 괜찮죠?
비가 와서 칙칙한 기분을 신나는 음악으로 바꿔볼까요.
오늘 첫곡입니다.
이현도, 지누션, 트레이시 윌리엄스가 함께 부른 최신곡 "플레이어스
앤섬""
음악전문 케이블TV인 m.net의 간판 VJ 손성은씨.
지난 94년 m.net가 국내 최초로 개최한 제1회 VJ 콘테스트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VJ로 데뷔한지 벌써 4년째.
지금은 평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뮤직 핫라인"과
매주 월요일 밤에 방송되는 "팝 27"에서 VJ로 활약하고 있다.
"뮤직비디오를 단순히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 노래, 뮤지션, 음악정보 등
폭넓은 지식을 시청자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게 VJ의 임무죠.
당연히 국내는 물론 해외 가요계의 최신 정보까지 줄줄이 꿰고 있어야겠죠"
지난 82년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까지 마치고 귀국한게 94년.
우연히 신문에서 "VJ 콘테스트"공고를 보고 지원했다가 덜컥 입상했다.
어릴때부터 미국에서 MTV를 봐왔기에 VJ가 뭔지는 대충 알고 있었지만
자신이 그 주인공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m.net 전속으로 VJ를 시작할 때만 해도 1년정도 활동하다 대학원 진학을
위해 미국으로 돌아가려던게 그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VJ의 매력을 뒤늦게 알게되면서 벌써 4년이 흘렀다.
"매일 방송을 하기 때문에 솔직히 피곤할 때도 있고 기분이 우울한 날도
있지만 일단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모든걸 잊게 돼요.
시청자들과 방송중에 전화통화도 하고 팩스나 PC통신으로 들어온 재미있는
사연을 읽다보면 저절로 즐거워져요"
VJ의 수입은 경력과 지명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손씨의 1년 수입은 3천만원 정도.
공중파 방송이나 각종 행사에 초청돼 부수입으로 벌어들이는 플러스
알파도 무시못할 수준이라고 그는 귀띔한다.
m.net가 최근 실시한 제4기 VJ공개모집엔 끼와 개성으로 무장한 8백여명의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VJ의 인기를 실감케했다.
특히 과거와 달리 VJ를 가수나 탤런트가 되기위한 과정이 아니라 당당한
전문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그는 강조한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우리나라 방송구조에서 여자VJ가 나이들 때까지 오랫동안 활동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다.
젊고 예쁜 VJ도 좋지만 전문성을 갖춘 연륜있는 VJ가 대접받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요즘 그는 더욱 바빠졌다.
이번 학기부터 서강대 국제대학원에서 국제법을 전공하고 있기 때문.
어릴적부터 그가 소원하던 외교관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세계무대에서 우리나라를 위해 뛰는 자신을 그리며.
하지만 당분간은 TV에서 최고의 VJ로 더 뛰고 싶다.
이 땅의 1세대 VJ로서 할 일이 아직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 박해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