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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로의 기미를 보이는 한국경제에 새 피를 수혈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
육성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특히 코스닥시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중소기업 전용의 새로운
증권시장 창출이 핵심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보다 한발 앞서 중소.벤처기업의 요람으로 발돋움, 부러움을 사고 있는
미국 나스닥의 전모를 캐보았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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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백광엽 기자 ]

"나스닥은 앞으로 1백년동안의 세계를 대표하는 증권시장으로 군림할
것입니다"

나스닥(NASDAQ)에서 10년간 수석변호사로 근무한 마이클 코작씨가 기자에게
내뱉은 첫마디다.

얼핏 지나친 자신감이란 생각이 들수 있지만 나스닥의 면모를 살펴보면
결코 자만이 아님을 알게 된다.

지난 71년 출범한 나스닥은 90년대 들어 팽창속도를 가속화하며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 버금가는 주식시장으로 성장했다.

95년말 현재 상장종목수는 5천1백22개사로 NYSE(2천6백75개사)의 2배에
육박하고 있으며 연간거래량 면에서도 94년에 NYSE를 따라잡은뒤 95년에는
최초로 1천억주를 넘겨(1천11억5천8백만주) NYSE와의 격차를 1백39억4천여만
주로 벌였다.

이같은 성공에 자극받아 유럽연합(EU)은 EU 국가내의 중소기업을 포괄하는
이스닥(EASDAQ) 시장을 만들었으며 아시아에서도 싱가포르가 SESDAQ 시장을
운영중이다.

때문에 나스닥을 "성공한 증시"라는 차원을 넘어 미국 경제회복의 견인차로
평가하는 학자들도 많다.

미국은 80년대들어 일본.독일 등에 밀려 경쟁력을 상실한후 오랜 불황기를
겪었다.

성장이 멈추고 거리에는 실업자가 넘쳐 흘렀다.

산업구조조정(리스트럭처링)과 규제 완화를 통해 첨단중소기업을 키우면서
경기침체를 헤쳐가는 한편으로 여기에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첨단기업
의 자금조달 통로가 된 나스닥이었다는 평가다.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MCI 등 컴퓨터.통신업체들이 나스닥을 자양분으로 삼아
성장했다.

그들은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한 후에도 첨단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나스닥에 잔류하고 있다.

나스닥은 고용 창출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포천지 조사에 따르면 90년~94년동안 미국기업수의 1%도 안되는 나스닥
등록기업들이 미국노동시장의 16%에 해당하는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

포천이 선정한 5백대 회사가 같은 기간동안 20만명의 인원을 감축한 것과
대비된다.

이런 나스닥은 60년대 미국증시에 거대기관글이 등장하고 그들의 장외거래가
많아지면서 장래의 가격괴리현상이 발생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71년
창설됐다.

대규모 장외거래가 신속한 시장정보의 유통을 차단해 공정한 시세형성이
어려워지는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이에 따라 미증권관리위원회(SEC)는 증권업협회(NASD)에 컴퓨터와 통신망을
통해 장외시장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것을 권고했고 그것이
장외종목 자동시세통보시스템인 NASDAQ 시스템을 탄생시켰다.

이후 나스닥은 주식거래의 거래소 집중 폐지(75년), 법률상 증권거래소
종목과 같은 취급을 받는 전국시장제도(NASDAQ/NMS) 등에 힘힙어 4반세기만에
세계 최고수준의 증권시장으로 도약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