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짜리 동전에게 세상구경 기회를..."

여전히 소용가치가 있으면서도 소홀이 취급돼온 10원짜리 동전을 세상에
다시 내놓자는 운동을 서울의 한 자치구가 펼치고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초구 (구청장 조남호).

서초구 1천5백여명 직원들은 책상서랍이나 돼지저금통에서 낮잠자고 있는
"10원짜리동전 세상구경시켜주기운동"을 전개, 버스회사 등 10원짜리
동전이 필요한 곳에 보내주고 있다.

이 운동은 직장 및 가정에서 쓰이지 않고 잠자고 있는 10원짜리 동전을
1백원단위로 바꾸어 주는 것.

모아진 10원짜리 동전은 버스회사나 관내 마을버스 관계자와 협의
교환해준다.

또 소액으로 자진 납부한 금액에 대해선 고아원 양로원 및 불우이웃돕기
기금으로 사용된다.

구는 3일 하룻만에도 20kg들이 한자루 (12만원 상당)가 모이는 등
직원들의 참여열기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매월 "10원짜리 동전 교환의 날"을 지정,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구는 관내 초등학교 및 직능단체 대표들과 협의해 전 구민이
참여하는 시민운동으로 확대시켜 나가기로 했다.

서초구가 이운동을 벌이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달 26일부터 오른
시내버스요금 때문.

일부 버스가 10원짜리 동전이 귀하다며 거스름돈을 비치해 놓지 않아
시민불편이 크다는 여론이 일자 시정도 돕고 시민도 위하는 일석이조의
방안으로 이같은 운동을 벌이게 됐다는 후문이다.

조남호구 청장은 "10원짜리 동전 1개의 제조원가가 30원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과소비 풍조하에 푸대접 받는
10원짜리를 다시 유통시켜 이로인해 비용절감은 물론 시민들의 근검절약
정신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남궁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