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내에는 요즘 잔치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거리마다 풍남제를 알리는 현수막과 초롱이 매달려 있고 곳곳에
홍보탑이 세워져 있다.
"난장"이 벌어질 전주종합경기장 부근에는 천막이 하나둘씩 들어서고
있다.
전주시가 주최하는 가장 큰 문화행사인 "제39회 풍남제"가 8~15일
전주시내 일원에서 펼쳐진다.
67년 풍남문 중건 2백주년을 맞아 시작된 이 축제는 해마다 전주시민의
날인 음력 단오 (올해 6월9일)를 전후해 열리는 시민축제.
풍남문 성황제를 시작으로 전라감사행차가 재현되는 길놀이퍼레이드,
한지공예대전 서화백일대상전 등 13개 문화예술행사, 풍남장사씨름대회
기접놀이 등 민속행사, 다양한 먹거리코너와 특산품.토산품 코너가
마련되는 단오난장 등 8개분야 35개 행사가 펼쳐진다.
명인.명창의 등용문으로 널리 알려진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도 이
기간동안 열린다.
전주시는 풍남제를 지역고유의 전통문화를 발굴 계승하고 60만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장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
대표적인 기획사업이 "기접놀이 재현".
50년대 말까지 전주지역에서 성행하다 맥이 끊긴 기접놀이는 다른 지방의
기놀이에 비해 내용이 다양하고 조직적인 게 특징.
신명나는 농악경연, 운동인 용기달리기, 무용인 용기놀이, 연극적인
합굿놀이와 기부딪치기 등으로 구성된다.
부지런한 농민의 모습과 상부상조의 정신이 담긴 기접놀이를 철저한
고증에 의해 8일 저녁 시청앞 팔달로에서 약 2시간동안 재현한다.
기접놀이를 앞으로 풍남제를 상징하는 볼거리로 키울 계획.
이밖에 어린이 사생대회 및 인형극 공연, 노인 위안 놀이마당, 장애인
위안 한마당, 외국인 근로자 위안공연 등을 마련, 축제기간중 소외되는
층이 없도록 했다.
박인식 전주시 문화관광국장은 "지난해 1백50만여명에 이어 올해는
약 2백만의 관람객을 예상한다"며 "풍남제를 전주의 대표적인 관광이벤트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전주를 세계적인 문화예술관광 종합도시로 육성한다는 계획아래
97년 주요시책중 첫번째를 "문화예술진흥"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올초 문화관광국을 신설하고 국 아래 문화체육과와 관광과를
두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또 시립예술단의 수준을 높이고 활동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민속예술단
교향악단 극단 합창단등 1백62명의 예술단 전원을 상임단원으로 임명했다.
박국장은 "일시에 많은 예산과 인원이 동원되는 큰 문화행사보다는
시립예술단을 중심으로 시민의 정체성을 높이고 정서 함양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속예술단은 정기공연 4회 이외에 판소리 대가 권삼득의 일대기를 그린
공연을 준비중이고 시립극단은 견훤일대기와 임진왜란시 이치.웅치전쟁
영웅기를 연극 또는 뮤지컬로 무대화할 예정이다.
교향악단은 정기공연 12회, 청소년음악회 3회, 캠퍼스음악회 5회 등
가능한한 자주 연주회를 갖고 합창단은 문화예술의 사각지대인 변두리의
학교 및 아파트주민 등을 대상으로 특별공연을 펼친다.
문화예술활동인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연시설 확충도 시의 주력사업.
덕진종합회관을 31억원을 투입, 개보수해 시립예술단의 상설공연장으로
활용하고 97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치르기 위해 건설한 제2빙상경기장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을 개조, 국제적인 규모의 공연장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이밖에 문화예술인구의 저변확대를 통한 수준높은 전주예술을 창출하기
위해 민간예술단체에 1억여원을 지원한다.
전주시는 재정확보를 위해 문화예술관련 예산을 지난해 일반회계예산
대비 3%에서 올해는 5.8%인 157억여원으로 대폭 늘렸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