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국가경쟁력은 문민정부 출범 이후 지난 4년간(93~96년) 23위
에서 27위로 뒷걸음질 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경쟁력 평가항목중 국제화 및 세계화 수준은 한국이 주요 국가중
최하위권인 45위에 머물러 낙후된 국제화 수준이 경쟁력 강화에 가장 큰
걸림돌인 것으로 지적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은 5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리는
"글로벌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주제의 세미나에 앞서 4일 미리 배포한
주제발표자료 "한국경제의 글로벌 국가경쟁력"(정진호 선임연구위원)에서
이같이 밝혔다.

세계 46개국을 대상으로 3백여개의 지표를 활용해 분석한 이 연구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국제화 및 세계화외에도 금융환경(36위) 인프라스트럭처
(31위) 등의 부문이 매우 낙후돼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와관련 정연구위원은 한국경제의 국가경쟁력이 뒷걸음질 친 것은 "변화와
개혁"을 추구한 정책 자체가 잘못된 선택이어서가 아니라 경제정책이
"시장원리와 경제원칙"을 무시하고 국가경영방식이 눈에 보이는 현상만을
쫓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경제의 현주소는 과학기술이 앞선 선진국과 풍부한 노동력을
지닌 후발경쟁국의 중간적 위치라고 규정하고 국가경쟁력을 빠른 시간안에
회복하지 못한다면 낙오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연구위원은 따라서 이같은 상황속에 있는 한국은 글로벌 국가경쟁력
강화를 21세기 국가경영의 액션 프로그램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특히 선진기업을 국내에 적극 유치, 경쟁압력을 높이는 한편 공업화를
지원해온 산업정책을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