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엔 언제 마을버스가 들어 오나요"

광명시 하안동 5단지 주민들은 미흡한 대중교통 시설 때문에 5년이 넘게
불편을 겪고 있다.

5천여가구가 살고 있는 대단지인데도 단지앞을 지나는 버스는 고작 26번과
27번 두노선 밖에 없다.

그나마 운행노선도 26번은 하안동을 뺑뺑 돌아 신림동을 거쳐 서울시내로
들어가고 27번은 인근 가리봉역까지만 운행하고 있다.

아침마다 개봉역으로 가 시내로 출근한다는 송금호(37)씨는 "주거인구가
많은데도 2개의 버스노선 밖에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출근길에 주민들이
차를 잡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불만을 털어 놨다.

5단지 주민들은 대부분 서울과 인천에 직장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어서
개봉과 가리봉역등 전철역으로 논스톱 운행하는 마을버스의 운행을 가장
바라고 있다.

현재 버스노선의 절대부족으로 전철역까지 합승운행하는 택시만 이득을
보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아침에는 5단지 앞에 택시들이 합승손님을 태우기 위해 장사진을
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주민들의 이같은 불만에 대한 광명시의 노력은 인색하기 짝이 없다.

교통과의 길봉식씨는"마을버스의 운행 조건으로는 노선버스가 없어야 하고
전철역이 인근에 있어야 하며 또 마을버스를 운행하려는 업자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5단지쪽은 이같은 조건이 맞지 않는데다 서울지역인 개봉역 등에
차량을 운행하려면 서울시와 협의를 해야하는데 대부분 반대를 해 운행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의 지적대로 서울시에서도 이곳 사정을 잘몰라 지난해 노선버스가 1대도
증설되지 않았다.

마을버스도 시전체를 통틀어 소하동 지역 1개 노선밖에 없는 형편이다.

5단지 주민 황원호(34)씨는 "주민들이 불편해 하는 곳에 행정서비스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광명시는 마을버스등 다양한 대중교통
시설을 확충해 굳이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고도 편리하게 출근길에 나설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희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