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따갑다.

선글라스가 아쉬운 계절이다.

선글라스가 사계절용 패션소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나 그래도 수요가
가장 많은 계절은 여름이다.

올여름 선글라스는 금속테는 고풍스런 분위기의 녹슬은 듯한 동색컬러와
깨끗한 은색계열이, 뿔테는 복고풍 스타일의 커다랗고 투박한 테가 유행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뿔테의 경우에는 또 무광택 처리된 검정색과 갈색 계통의 단색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안경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스타일별로는 남성들은 완만한 사각형인 "스퀘어 스타일"을 대체로 선호
하는 편이다.

반면 여성들에게는 머리에 얹어 헤어밴드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투박한
뿔테의 "재키스타일"과 테가 타원형인 "오벌 스타일"이 주목을 받고 있다.

도수 안경착용자들 사이에서는 남녀불문하고 안경에 덧씌워 사용할 수
있는 "클립형 스타일"이 인기다.

클립형은 그동안 무거워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나 최근들어 안경
양쪽에 자석을 붙여 편리하게 부착할 수 있도록 세트화된 제품이 나와 이
문제를 해결했다.

올여름 선글라스는 전체적으로 이같은 제품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전망
되나 연령별 선호도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예컨대 선글라스를 액세서리 정도로 인식하는 신세대의 경우엔 선택기준이
천태만상이다.

유행과는 무관한 선글라스로 자신의 독특한 개성을 연출하는 개성파가
있는가 하면, 인기 연예인의 선글라스나 유명메이커 제품을 앞다퉈 구입하는
이들까지 다양하다는 것.

눈주위를 완전히 덮는 "고글형"이나 안경테가 동그랗고 알이 작은 "레옹
스타일"이 젊은층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게 그러한 예다.

선글라스의 가격은 제품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길거리 좌판이나 편의점 등에서는 5천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는 반면
"크리스찬 디올"같은 외제 선글라스는 35만원을 호가할 정도다.

"조다쉬" "틴에이지" 등 국산 선글라스의 가격은 대부분 2만5천~4만5천원
대이다.

선글라스의 본래 기능은 유해한 태양광선과 바람에 날리는 이물질 등으로
부터 눈을 보호하고 사물을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능을 무시한채 패션만 강조한 선글라스의 착용은 부작용을
초래하기 십상이다.

명동엘리트안경 김영근씨는 "시중에 유통되는 값싼 선글라스는 아크릴
계통의 렌즈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열을 받으면 균열되어 자외선 차단률이
극히 낮고 선명도가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같은 불량 선글라스를 장시간 착용할 경우 시력저하는 물론 확대된 동공
사이로 유해광선이 침투해 막망변성이나 각막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게
그의 지적이다.

<> 선글라스 구입요령 =선글라스의 생명은 자외선 차단여부에 있다.

그래서 반드시 구입한 장소에서 측정기를 통해 자외선 차단정도를 확인
해야 한다.

흰종이 위에 선글라스 렌즈면이 향하도록 놓으면 색이 전체적으로 고르게
들어가 있는지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또 컬러농도가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진한 렌즈는 재질이 좋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선글라스 렌즈의 컬러농도는 75~80%정도가 가장 좋다.

선글라스를 고를 때는 용도를 고려해야 한다.

보통 선글라스 렌즈의 컬러는 짙은 회색과 갈색이 가장 무난하다.

갈색은 사물이 매우 선명하게 보여 스포츠용이나 운전자용으로 적당하다.

녹색은 눈에 가장 편한 색깔이지만 신호등불빛의 구별이 선명치 않아
운전자용으로는 피하는게 좋다.

블루컬러는 색상구별이 제대로 안돼 머리에 꽂고 다니는 용도 이외에는
별로 쓸데가 없으며 옐로컬러는 물체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어
사격 레저 야간운전 등 특수용도로 적합하다고 안경전문가들은 말한다.

안경전문점 아이맥스의 김재일씨는 "선글라스는 반드시 비싸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며 "유해광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자신의 얼굴형에 맞는
디자인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손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