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만화 서울은행장이 결국 사퇴한데는 검찰과 청와대 재정경제원 등
권력기관끼리의 힘겨루기에서 검찰이 우위를 점함에 따라 결정됐다는 후문.

검찰은 지난달 23일 "장행장으로 하여금 한보사태와 관련, 도의적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나도록 은감원에 통보했다"고 밝힌 이후 초지일관 장행장
사퇴를 주장, 결국 관철됐다고.

검찰이 이처럼 강경입장을 고수한 것은 한보사태의 포괄적 마무리차원 외에
장행장에대한 감정의 앙금도 상당부분 작용했다고 한 관계자는 전언.

즉 한보사태 초기 신광식 제일은행장과 우찬목 조흥은행장을 구속하면서
장행장도 구속대상에 올렸으나 "외부실세"에 의해 좌절됐다가 최근 "권력
역학관계"가 변하자 이를 강하게 밀어붙였다는 것.

지난달 하순만해도 재경원 등에선 장행장의 사퇴압력이 가져올 후유증을
우려, 장행장을 보호하려 했으며 장행장도 이런 교감하에 사퇴압력을
버텼으나 결국 검찰에 손을 들고 말았다는 것.

<>.정부가 외환 서울 한미 등 시중은행장을 미리 내정한 것은 권력기관들의
나눠먹기식 자리배분에 따른 것이라고.

재경원 청와대 등에서 자리배분을 하는 과정에서 인사폭이 커졌고 은행들의
반발에도 이를 강하게 밀어붙일수 밖에 없었다는게 금융계의 정설.

이중 눈길을 끄는게 최연종 한은 부총재의 서울은행장 내정.

금융계에서는 이에 대해 재경원이 모든 은행장 자리를 독식한다는 인상을
불식시키기 위해 가장 골치아픈 서울은행장 자리를 한은에 할해함으로써
생색을 내려한 결과라고 풀이.

그러나 한은법 개정을 앞두고 재경원이 눈엣가시같은 존재인 최부총재를
"제거"하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는게 한은 내부의 분석.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