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행태로 공무원사회에서 "어르신"으로 통하는
재정경제원 예산실이 내년도 예산편성을 앞두고 직접 소관부처를 방문,
예산요구사업설명을 청취하는 등 "눈높이 예산" 편성을 추진하고 있어 눈길.

현행 예산회계법상 각부처의 98년도 예산요구 마감시간은 지난 5월31일.

과거의 경우 예산요구 시즌이 되면 각부처 실무자들이 재경원 예산실주변에
아예 살다시피하며 애걸복걸하는게 관례.

비싼 음식점에서 점심을 접대하며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렸지만 올해에는 주객이 뒤바뀐 양상.

예산실은 "발로 뛰는 현장확인행정"이란 기치아래 과장및 실무자들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해당부처및 기관을 찾아가 사업담당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면서 예산수요자의 애로사항을 진지하게 경청.

한 관계자는 "양측 실무자간의 격의없는 토론을 통해 예산요구서에 담을수
없는 제도개선사항도 발굴할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최소화기 위해 해당부처직원의 방문횟수를 줄이고 미리 시간약속을 하도록
요청할 방침"이라고 설명.

< 최승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