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이 말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저자 김영재씨에 따르면 "민화"라는 어휘는 야나기 소에쓰라는 일본인이
기차여행중 친구들과의 잡담끝에 만들어낸 이름이라고 한다.

이 책은 일본인이 만들어낸 "민화"라는 말이 합당한가 라는 물음을 제기
한다.

오늘날 민화라고 불리는 많은 그림들은 17~18세기에 주로 그려졌다.

표면적으로는 당시 중국을 지배하던 청나라의 상징체계를 빌리고 있지만
내용면에선 동이문화를 담고 있다는게 저자의 분석이다.

동이족은 중국 한족과는 다른 중앙아시아 계통의 민족이며 중국문화에
포섭될 수 없는 독특한 문화를 형성했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따라서 한국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민화"는 "천인화"로 바꿔불러야 한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하늘의 뜻이 깃든 이 땅에서 기쁜 소식을 누리다가 다시 하늘로 돌아가리라
는 하늘 백성의 소박한 기원을 도장찍듯 새겨 담고 있다는 의미다.

이 책은 4백여컷 이상의 "천인화"를 하늘그림, 땅그림, 사람그림으로 나눠
각각에 담긴 우리 문화의 원형을 재해석한다.

(김영재 저 들녘 1만2천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