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이 악성루머 유포를 이유로 삼성자동차에 대한 법적대응에 나선
가운데 대우그룹도 삼성그룹의 기존 자동차메이커 인수를 경계하는
내부보고서를 만든 것으로 밝혀져 주목된다.

대우경제연구소 자동차팀 명의로 돼 있는 "삼성 자동차소그룹의
경영전략과 대우자동차의 대응과제" 보고서는 삼성자동차가 초기
투자단계부터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제하고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소하는 효과를 노리고 기존 업체 인수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97~98년중 정부가 자동차 산업구조조정에 대한 명분을
갖게되면 삼성은 계열사를 통해 기존 메이커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삼성이 기존 메이커 인수에 집착하고 있는 배경으로는 <>경제성을 상실한
투자부담외에도 <>일본 닛산자동차와의 제휴관계 진전이 불투명하며
<>부품협력업체의 부족문제과 품질확보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등을 꼽았다.

또 그룹 관련연구소와 연계성이 떨어지는데다 최근 유럽업체와의
제휴에 실패했다는 것도 기존업체 인수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선 투자는 현대의 아산공장의 차량당 투자비가 2백40만원에 불과한데
비해 삼성 신호공장은 8백만원에 달해 이미 경제성을 상실했으며 96년말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중앙개발 등이 증자에 불참하는등 지속적인 증자도
쉽지않다고 지적했다.

대우가 이같은 내부보고서를 작성하게 된 것은 삼성이 다른 업체를 인수할
경우 자동차업계의 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우는 만약 삼성이 기아를 인수한다면 기존 3사체제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단기적으로 삼성이 현대 다음으로 국내 2위에 올라서게 되며 여기에
RV부문을 강화하고 해외수출과 현지생산을 강화하면 중장기적으론
국내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쌍용자동차를 인수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맺을 경우는 3사체제가 당분간
4사체제가 되며 현대와 대우의 타격보다는 지프형 자동차시장과 소형
승합시장에서 직접 맞붙게 되는 기아의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