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저녁에 14명의 교인들로 한국땅에서 첫 그리스도교회
조직을 완료했습니다"

1백10년전 청년 선교사 언더우드가 미국에 보낸 편지다.

한국 최초의 장로회 교회인 새문안교회 (대한예수교장로회.담임목사
김동익)가 1887년 9월27일 창립됐음을 알리는 역사적 기록.

가뭄과 흉년으로 뒤숭숭하던 당시, 서울 정동의 전통 한옥에서 출발한
새문안교회는 당국의 금교조치에도 불구하고 3년간 1백명의 세례교인을
배출했다.

지금의 서울 신문로1가로 옮겨온 것은 90년 전인 1907년.

그동안 김규식 안창호 홍난파 주요한 최현배 백낙준 윤이상씨 등
현대사의 굵직한 인물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새문안교회가 급성장한 것은 81년 김동익 목사가 당회장으로
부임하면서부터.

2천8백여명이던 교인수가 2년만에 4천3백여명으로 늘었고, 현재
도심교회로서는 드물게 1만3천여명의 재적교인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혼자서 10리를 가기보다는 둘이서 5리를 가겠다"는 김목사의
공동체 중심 목회철학에서 비롯됐다.

새문안교회의 특징은 크게 3가지.우선 역사성이다.

단순히 오래됐다는것 뿐만 아니라 축적된 신앙과 전통으로 역사발전의
동축이 됐다는 점을 자랑스러워 한다.

다음은 도심성.빌딩숲에 둘러싸인 서울 한복판에 있어 지역교인이 적은
대신 직장인과 전문직업인들, 청장년과 중산층이 많다.

또한 연간 신규 등록 교인의 70%가 30대이하인 "젊은 교회"다.

그래서 새문안교회는 "사람을 키우는 교회"로 꼽힌다.

또 하나는 연합성.진보와 보수가 공존하는 화합의 구심체로서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운동에 견인차 역할을 담당해왔다.

김목사는 "한국교회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것은 우리민족의
심성과 토양이 종교적인데다 타종교를 수용할줄 아는 포용성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국민 70% 이상이 종교를 갖고 있으면서 서로 적대시하지 않고 공존하는
지혜를 갖고 있지요. 종교전쟁이 없는 유일한 민족이죠"

그러나 그는 "기독교부흥의 토대인 "열린 자세"가 언제든지 기존 종교를
버릴수 있는 바탕임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종교지도층이 부와 권력에 결탁해 예언자적 기능을 제대로 못할때 대중은
이를 외면한다는 것.따라서 김목사는 "민중과 호흡을 같이 하는 기독교가
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한국 기독교의 획기적 부흥기가 4번 있었지요. 개화운동이 한창이던
19세기말,민족독립 여망이 분출된 1920년대, 해방과 정부수립 이후인
50년대,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80년대에 교세가 급신장했습니다.

나라의 운명과 개인의 인권,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의 민족적인
연대감이 주효했지요"

이는 21세기 한국교회의 진로에 대한 이정표이기도 하다.

새문안교회가 역사성 도심성 연합성을 토대로 세계선교에 주력하는 것도
이때문.

해외선교의 교두보는 아시아지역.

87년부터 조준형 목사를 불교국가인 태국에 파송, 신학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50만달러 (약 4억5천만원)를 들여 선교센터를 건축중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정균오 목사를 파견해 신학교 설립을 추진중이며,
북경에도 선교사를 보내 복음전파에 진력하고 있다.

김목사의 부인인 황산성 변호사는 성가대원으로 활동한다.

언더우드목사의 손자 원일형(78)씨 내외도 주일예배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 고두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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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문안교회 교인들 >

<> 재계

= 김동만 (해동화재회장) 주동설 (하나선박대표)
강보성 (한미엔지니어링대표) 서정한 (한합산업대표)
임급주 (거림종합건축대표) 이계희 (삼보엔지니어링대표)

<> 정.관계

= 이신범 (신한국당의원) 김인호 (청와대경제수석)
박재윤 (전통산부장관) 이동원 (국민회의고문)
노정현 (한국행정연구원장)

<> 법조계

= 손지열 (판사) 방순원 이유주 (변호사)

<> 학계

= 어윤배 (숭실대총장) 이강숙 (한국예술종합학교장)
정구영 (전서울여대총장) 이병희 (전한양대부총장)
유영제 (서울대)

민경찬 신의순 김경환 김동배 박영철 이찬영 채영문 (연세대)
김경환 (서강대) 백승현 정준수 (경희대)
곽철영 김충기 이호준 (건국대) 안병태 (이화여대)

윤경로 (한성대) 김광수 배임호 (숭실대)
김관식 (가톨릭대) 민현식 (숙명여대)
한영국 (인하대) 손장열 (한양대)
최민호 (홍익대)

<> 문화계

= 양귀자 오인문 (소설가) 고성호 (성악가)
이숙미 이현순 (피아니스트) 최성원 (첼리스트)
하민수 신영성 (화가) 한수진 (SBS앵커)

<> 의료계

= 최규완 한승규 (서울대병원) 한인수 (한양대병원)
김경년 김성진 (내과의원장) 심재도 강희문 (성형외과의원장)
문영목 (정형외과의원장) 송순옥 배민자 이수동 (소아과의원장)

안영찬 김홍은 나덕기 (이비인후과의원장)
박시우 김용익 강충규 윤형상 (치과의원장)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