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대의 원시적 자연늪인 우포늪 일대가 10년간의 줄다리기
끝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자연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된다.

환경부는 6일 경남 창녕군 이방면과 유어면 일대에 걸쳐 있는 우포와
목포 사지포 쪽지벌 등 4군데 늪지와 그 주변지역을 포함한 우포늪 일대
8백60ha (약 2백60만평)를 자연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우포늪 일대에서는 <>일반인의 출입 <>외래종 동.식물 반입
<>영농행위 <>택지개발 및 건축물 신.증축 <>수위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매립.간척사업 등이 금지된다.

환경부는 그러나 보전지역 지정에 따른 지역 주민들의 불이익을 최소화
하기 위해 지역주민에 한해 기존의 우렁이 조개 등에 대한 채취행위를
인정하고 기존건축물의 신.증축시 1회에 한해 2배 범위내에서 허용해
주기로 했다.

우포늪 일대는 희귀한 식물 60여종 (갈대 줄 생이가래 부들 등)을
비롯해 조류 12종 (중대백로 왜가리 콘고니 황오리) 어류 29종 (뱀장어
누치 가물치 황어 중고기) 수서곤충 37종 (왕잠자리 물자라 장구애비
모래무지 물방개 땅콩물방개) 무척추동물 14종 (논우렁이 쇠우렁이
물달팽이 거머리 펄조개 줄새우)등 진귀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자연늪지역이다.

환경부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원시적 늪인 우포늪이 자연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생태계 정밀 조사를 실시해 우포늪의 체계적인
보전과 복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특히 우포늪 일대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자연학습지 및
생태관광지로만들어 환경교육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우포늪 일대의 수면면적만 해도 2백30ha (약 70만평)에
달하나 주변지역을 포함하는 과정에서 자연생태계보전지역이 모두 8백60ha
(약 2백60만평)로 늘어나게 됐다면서 이 지역에 있는 25만여평의 사유지는
향후 4~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매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난 87년2월 환경청 당시 우포늪에 대한 정밀 생태조사를
실시하고 이 일대를 국토이용관리상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하려
했으나 지역주민들이 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다며
강력히 반대하는 바람에 그동안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러나 올들어 자연환경법 개정안이 마련되면서 지역주민들에게 지금까지
해 온 영농활동이나 채취활동은 그대로 인정하고 건축물의 증.개축도
완화하기로 하는 범위에서 협의가 이뤄짐에 따라 이 일대를 자연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하게 됐다.

< 김정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