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시중은행장들을 내정해 선임시키려던 입장을 수정, 한보사태
관련자를 내부승진시키지 않는한 시중은행장 선임과정에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

재정경제원은 지난 7일 "시중은행장 인사에 대한 재경원 입장"이란
해명자료를 통해 "한미.서울은행등 시중은행장 인사에 대해서는 직.간접을
막론하고 행장후보를 추천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재경원은 그러나 "감독당국으로서 한보사태 관련자의 행장 내부승진은
허용할수 없다는 것이 공식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한미은행의 경우 비상임이사회가 자발적으로 선임하지 않는한
문헌상 수출입은행장이 신임행장으로 옮겨가는 것은 사실상 백지화됐으며
기술신용보증기금이사장과 관세청 차장등의 후속인사도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환은행에 대해선 "정부(한국은행)가 주식의 48%를 가진
대주주로서 종전에도 은행장 선임때 의사표시를 해왔다"며 "외환은행
출신이 행장을 맡는게 바람직하고 홍세표 한미은행장이 이런 사람중
하나"라고 밝혀 홍씨를 선임시키려는 계획은 강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서울은행에 대해선 개입하지 않겠다는 원칙은 말했으나 "한보사태
관련자의 내부승진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해 관선인사나 한보사태와
무관한 서울은행 임원출신을 뽑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관련, 재경원관계자는 "앞으로도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은행에 대해선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뜻"이라며 "그러나 정부지분이 전무한
시중은행의 경우 관치금융시비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은행장 선출과정에
더이상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 최승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