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음력 5월5일)은 단오.

수릿날로도 불리는 이날은 선조들이 본격적인 여름더위를 앞두고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황.녹색의 새옷을 지어 입었다는 민속명절이다.

이날을 맞아 영산재보존회 (회장 대운스님)는 서울 신촌 봉원사에서
무형문화재 제50호인 영산재를 시연하고 부산 범어사는 금정산에서
고당제를 올린다.

영산재는 49재의 하나로 석가모니불의 설법회상인 영산회상을 재현하는
상징적 의미도 갖고 있다.

봉원사의 영산재 시연은 올해로 9회째.

오전 9시에 시작되는 영산재에는 송암 일응 대운스님을 비롯해 준기능
보유자 이수자 전수생 등 1백30여명이 참가한다.

민속명절인 단오절을 기념하고 일반인과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불교
문화유산을 알리기 위해 마련되는 것.

이날 의식은 시련 (가마를 모심) 대령 (영가를 맞이함) 관욕 (영가를
깨끗하게 함) 괘불이운 (종이에 그린 부처님을 옮김) 식당작법 (스님들이
공양을 받으며 설법함) 등으로 이어진다.

하이라이트는 약 40분간 펼쳐지는 식당작법.

불교음악의 기본인 범음은 물론이고 법고춤 바라춤 등 불교무용과 사찰의
사물 (종 목어 운판 북) 불교용구 등이 동원돼 장엄하고도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부산 범어사 (주지 성오스님)는 9일 오전 10시부터 금정산에서 단오맞이
고당제를 거행한다.

스님과 불자 40여명이 모여 단오절 기념제를 올리고 우주만물의 평안을
기원하는 행사.

매년 단오때마다 고당제를 지내온 범어사는 앞으로 고유의식의 재연과
불교문화 대중화에 주력하면서 일반인들의 참여를 확대시킬 방침이다.

한편 각 사찰에서는 신도들에게 단오부채를 나눠주는 행사를 갖는다.

부챗살에는 반야심경 혹은 스님들의 게송 및 선시를 새겨준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