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기획조정실의 김광호(52)전무이사.

이회사 CIO(최고정보책임자)인 그는 "정보화전쟁"의 최전선에서
"전산화"의 칼을 높이 들고 종근당사단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아무리 보수적인 제약업계라도 정보화없이는 앞으로 무한경쟁의
파고속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게 그의 주장.

이런 맥락에서 김전무는 종근당 입사6개월만인 지난3월 전산실을 분리
확대, SI(시스템통합)업체인 (주)CKD정보통신을 설립하는 작업을 추진
완료했다.

김전무는 이 회사를 통해 우선 종근당의 12개계열사의 전산화와
네트워크화 업무를 추진할 생각이다.

그는 또 앞으로 사업추진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CKD를 국내최고의
SI업체로 발돋움시킨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그는 또 최근 자금난을 겪고 있는 사무용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한국하이네트 인수에도 주역을 담당했다.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분야에서 상당한 개발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한국하이네트를 인수함으로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적으로 운영,
기업 정보화작업의 전기를 만든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김전무가 이처럼 기업정보화에 힘쓰는 이유는 약력이 잘 설명한다.

고려대 법대를 졸업, 68년부터 한국은행 조사과에서 13년간 근무한 그는
입사초기부터 컴퓨터와 함께했다.

그는 엄청난 양의 자료를 수작업으로 처리하던 업무를 앞에 놓고
전산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와 동료들은 전산화를 꾸준히 추진, 당시 전산화율 10%내외의 조사과
업무를 80년까지 90%이상으로끌어올렸다.

고합그룹 기조실장으로 14년간 근무하던 때도 역시 정보화의 선봉에
서 있었다.

"정보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시작일 뿐입니다.

앞으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가진 업체도 살아나기 힘듭니다.

21세기는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DB)를 가진 자가 세계를 지배하게
됩니다"

김전무는 앞으로 종근당이 컨텐트사업에도 진출해야 한다는 밑그림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경영층뿐아니라 전직원이 정보화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정보화마인드를 가진 경영층의 존재여부는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요소가 될 것이라며 경영자들의 마인드제고를 강조한다.

"삼국지"게임과 PC통신,인터넷을 즐긴다는 김전무는 "종근당이 앞으로도
젊은 기업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사내 정보화에 앞장설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 박수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