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정부는 내년4월부터 9월까지 서머타임제를
실시한다고 한다.

에너지절약효과와 조기퇴근에 따른 여가시간 확대, 그리고 소비성
향락문화 억제효과 등을 감안할때 적절한 조치가 아닌가 느껴진다.

그러나 현재 몇가지 보이는 장점만을 들어 실시한다면 보이지 않는
많은 문제점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본다.

우리국민은 이 제도에 그리 익숙해 있지 않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생체리듬이 깨져 산업재해나 교통사고증가 등이
우려된다.

특히 근로자들은 연장근무가 불가피해지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촌에서 제일 먼저 일광절약시간제를 채택한 나라는 독일이다.

1916년 제1차 세계대전중 여름에 채택했고,다음은 영국으로 수차례
하원에서 부결되었다가 어렵게 도입되었다.

미국은 1918년 채택했지만 농민들의 거센 반발로 1년만에 폐지했다가
다시 제2차 세계대전중 국난극복을 명분으로 강제 부활시켰다.

현재 미국은 28개주에서만 실시하고 있다.

일본은 1995년부터 국회에 법안을 제출했지만 국민들의 거센반발로
보류된 상태이다.

우리나라는 1949년 처음 서머타임제를 도입했다가 1961년에 폐지했고
올림픽을 연 1988년에 부활했지만 국민의 반대여론에 의해 다시 폐지했다.

서머타임은 물리적시간을 바꾸는 것이다.

그런데 물리적시간의 변화에 생리적시간이 적응하려면 최소 7일 이상
걸린다고 한다.

그리고 심리적 적응시간은 이보다 더 오래 걸린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이나 캐나다에선 서머타임 실시후 교통사고와
산업재해 등이 적게는 8%에서 최고 10% 이상이 증가했다고 한다.

일부 선진국들은 서머타임제를 일부 또는 완전 폐지하는 것을 본다면
과연 우리나라에선 얼마나 효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좀더 광범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원하지 않는 국민들이
많다면 서머타임제 실시를 다시 한번 신중히 고려해야 하지 않겠나하는
마음이다.

권영수 < 경남 마산시 합포구 신포동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