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기관의 대 러시아 투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서울은행 장기신용은행 한국종금 항도종금 아세아
종금 홍콩중부리스 등은 외국계 금융기관들과 함께 러시아의 모스크바시에
2억달러를 빌려주기로 하고 10일 신디케이트론 계약에 서명한다.

금리는 리보+3.5%로 1년 만기이다.

2억달러 가운데 국내 금융기관들은 3천3백만달러를 대출키로 했다.

이 신디케이트론은 독일계 은행인 웨스트란데스뱅크의 영국 자회사인
웨스트머천트뱅크와 프랑스의 소시에테제네랄 등이 주간사로 참여했다.

H종금사 관계자는 "당초 신디케이트론 규모는 5천만달러로 예상됐지만
러시아의 향후 경제를 좋게 본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적극 여신에 나서면서
규모가 4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 경제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대러시아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작년부터 대우증권 한국투신 등 국내기관이 설정한 투자전용펀드를
통한 직접투자가 활성화되면서 국내 금융기관의 지난해말 대러시아 전체투자
규모는 7억달러 수준으로 전년말의 1천만달러의 70배에 달했다.

특히 세계은행이 지난 3월 러시아 경제에 대해 마이너스 성장이 올해를
전환점으로 내년에는 플러스 성장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투자분위기를 고취시켰다.

한편 일각에서는 국내 금융기관의 대러시아 투자가 위험성에 비해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