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렬 통상산업부장관은 9일 기자들과 만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부의 기업구조정정책과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 논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임장관은 이 자리에서 "정부의 정책은 기업의 대형 부실화를 사전에 막기
위해 범산업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특정산업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이 삼성의 논리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의혹이
있는데.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과 삼성자동차의 보고서 문제를 직접 연결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삼성의 보고서는 본 적이 없으며 통산부에 제출되지도 않은 것으로 안다"

-현 시점에서 기업의 구조조정을 강조하는 배경은 무엇인가.

"우리가 최근 기업의 대형부도를 겪으면서 봤듯이 기업의 부실이 최대로
커진 후 대책을 세우는 것은 국가적 코스트가 너무 크다.

그런 단계에 가기전에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그러나 기업들의 자율적 구조조정에 걸림돌이 있다면 정부가 기업간 인수
합병(M&A)에 관련된 세제 등 제도상의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

-구체적인 규제완화 방안은.

"핵심은 세부담이다.

은행이 담보로 잡은 땅을 팔고 싶어하나 세금을 내고 나면 대출금의 60~70%
밖에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고 기업 역시 땅을 처분해도 빚은 별로 줄어들지
않고 손해만 현실화되므로 모두들 구조조정을 미룬채 시간을 끌고 있다.

통산부에서는 M&A와 관련해 외국 사례들을 조사하고 있다.

우리 시스템이 외국과 어떻게 다른지 검토해 본후 공식적인 논의에
부치겠다.

아직 재정경제원 등과 구체적인 협의는 하지 않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스터디중이다.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이다"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이 자동차 산업을 겨냥해 나온 것은 아닌가.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은 업체가 알아서 할 일이다.

정부가 특정업체의 구조조정에 개입할 수는 없다.

정부는 제도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으면 해결을 추진할 뿐이다"

-자동차 업계의 공급과잉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2000년대 자동차 수급문제와 관련해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은데
수급문제는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80년대 초반만해도 우리 자동차산업이 다 죽는다는 우려가 많았으나 몇년
후 서로 경쟁력있는 산업이라고 추켜 세우지 않았는가.

세계 전체에서 우리가 차지할 파이는 이미 정해진 것처럼 볼 필요는 없다.

결국 업체가 알아서 할 문제다"

-그렇다면 현대의 제철소 허용문제도 수급과 연관해 허용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봐야 하는가.

"제철업 문제는 현재 당진 제철소의 매각이 추진되고 있고 해서 자동차
문제와 연결지여 말할 단계가 아니다"

< 윤성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