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욱씨는 지금까지 그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온 세번의 "영상 충격"을
경험했다.

첫번째는 중2때 존 레논의 일생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본 후.

존 레논의 기타치는 모습이 그렇게 멋드러질 수 없었다.

그림에 출중한 재능을 보이던 화가지망생은 이후 붓대신 전기기타를
들었다.

고2 여름방학 기간에 기타연마를 위해 홀로 전라도의 한 산사로
들어갔을 때 두번째 충격을 만난다.

마침 그곳에서 모임을 가진 전남대 총학생회 간부들로부터 광주항쟁
당시의 사진을 얻어 보고는 대학가요제 출전의 꿈을 버렸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학생회 간부로 열심히 일했다.

졸업후 방송작가 윤혁민씨 밑에서 대본쓰는 것을 배웠다.

KBS미니시리즈 "백색미로"를 집필하기도 했다.

대본이 어떻게 화면으로 옮겨지는지 보면서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93년 영화제작사 용성시트콤에 들어가 카피라이터로 일하면서 "블루
시걸"을 만났다.

세번째 충격은 "토이 스토리".

한달간 술로 지세웠지만 좌절은 잠시.

현실을 냉철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열심히 수련하고 실전 경험을 쌓아 고수가 된 후 다시 도전하리라 굳게
마음먹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