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산업이 제2의 도약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아마게돈"등 극장용 만화영화의 연속적인 실패로 위축된
애니메이션 산업에 다시한번 승부를 걸어보려는 시도가 여기저기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젊은층의 애니메이션 열기와 대기업의 자본참여로 이뤄지는
국산애니메이션 제작붐에 힘입은 것.

약 5조원규모인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

미국 일본이 9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외형적으로는
일본 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 영상분야 수출액 9천2백68만달러중 만화영화가
99.3%인 9천2백5만달러를 기록, 영상수출물의 절대량이 만화로 채워지는
것을 볼때 애니메이션 산업은 우리 문화산업중 가장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볼수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안쓰럽기 그지없다.

세계최대의 만화영화 하청 제작업체라는 오명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의
만화수출 대부분이 OEM으로 이뤄져 부가가치가 낮기 때문이다.

올해는 대기업이 참여한 대형 애니메이션 작품이 여러편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중소제작업체에서도 다양한 작품을 만들고 있다.

동양적 캐릭터로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을 상대로 승부수를 띄워놓고 있는
대표적인 작품은 제이콤(제일제당)의 "꼬마대장 망치", 씨네드림(쌍용)의
"전사 라이안"등.

이밖에 독립 애니메이션 제작업체인 한길 프로덕션이 13억원을 들인
야심작 "난중일기"를 내놓을 계획이다.

95년 애니메이션에 뛰어든 제이콤이 첫번째로 제작하는 극장용
만화영화 "꼬마대장 망치"는 허영만의 인기만화 "망치"를 원작으로한
제작비 17억원의 대작.

"전사 라이안"은 애니메이션 후발주자인 쌍용이 20억원을 들여 만든
시장진출 1호작.

이들 작품은 앞으로 게임 출판 캐릭터산업 등 연관산업과도 활발히
연계시켜나갈 계획이다.

문체부 통계에 따르면 96년말 현재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제작업체수는
2백여개, 관련 종사자만도 2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제작업체로는 "붉은 매"를 만든 대원동화, 전통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업체인 에이콤 프로덕션을 비롯 한신코퍼레이션 한호흥업 선우엔터테인
먼트 코코엔터테인먼트 등이 있으며 독립기업으로 돌꽃컴퍼니 제네시스
제로윈픽쳐스 이현세엔터테인먼트 박봉성프로덕션 산호스튜디오
야설록프로덕션 둘리나라 인디컴 엄프로덕션 영프로덕션(계몽사) 등이
있다.

애니메이션 산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대기업으로는 SKC
제이콤(제일제당) 삼성영상사업단(삼성) 금강기획(현대) 씨네드림(쌍용)
투니버스(동양) LG미디어 등이 있다.

< 양준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