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파는 사람들, 한국판 벅시를 꿈꾸는 사람들"

디벨로퍼, 부동산 마케팅디자이너.

이같은 명칭이 모두 장용성(SOLTOS P.M Group)씨의 직업을 표현하는
말이다.

움직이지 않는 땅을 움직이는 생명체로 만들어 새로운 공간을 창조해내는
일.

이것이 그가 하는 일이다.

보통사람들의 눈에는 그냥 땅으로 보이지만 그의 눈에는 그위에 들어서게
될 각양각색의 건물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부동산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생각은 부정적이었다.

투기꾼 복덕방 복마전, 그리고 부동산사기.

아직까지도 이런 좋지않은 기억들을 떠올리는 사람들의 숫자가 많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할아버지들의 쉼터정도로만 여겨져왔던 복덕방을
양복에 넥타이를 맨 젊은이들이 장악하기 시작했다.

또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한국부동산시장에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했다.

그들의 꿈은 디벨로퍼다.

장씨도 그랬다.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모은행에서 6년간 근무를 하다 어느날
직장을 박차고 나왔다.

조국을 위해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생각, 나만의 깃발을 올려야겠다는
각오로 뛰쳐 나왔다.

그리고 작은 주택건설회사에 들어갔다.

그의 첫번째 작품은 원룸이었다.

성산동에서 그의 아이디어로 처음 시작한 원룸사업은 대성공을 거두었고
이제는 하나의 주거형태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그주택회사도 원룸주택의 대명사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그는 또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다.

나만의 깃발을 아직도 찾지 못한것이 못내 마음에 걸려 또다시 그 회사를
뛰쳐나와 노트북을 하나 장만했다.

아는 사람의 사무실에 책상하나를 빌려 나만의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전주와 춘천석사지구에서 아파트마케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일복이 터지기 시작했다.

안성에서도 임대아파트 사업을 성공적으로 기획하고 마무리했다.

"가장 기쁠때는 내가 만든 작품이 잘 팔릴때지요.

그리고 내가 뽑은 직원이 내 수준까지 박차고 올라올때 아니겠어요"

지금은 일을 같이하자고 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사업을 마구 확장할
생각은 없다.

이과정에서 조그만 오피스텔도 얻고 직원도 몇명 불어났다.

수입은 한달에 1천만원을 벌어본 적도 있다.

지금은 딸린 식구가 늘어나 자신에게 돌아오는 몫이 예전같지 않지만
먹고사는 것은 별 걱정이 없다.

그는 디벨로퍼가 되는데 필요한 덕목을 여러가지로 꼽는다.

땅을 돈으로 보지 않는 꿈꾸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금융 건설 사업기획 컨설팅 리서치등의 분야에서 3년이상의
경력을 갖추어야하며 건축과 도시계획법에 대한 지식을 갖고 거시경제학도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또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한 요건중의 하나다.

그리고 인간적 덕목으로는 성실성 체력 인간성 공익성등을 꼽는다.

이런 사람들이 많이 이판에 뛰어들어야 한국의 부동산 시장도 경쟁력을
갖출수 있다고 그는 판단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소유의 개념을 넘어 이제는 개발의 시대로
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멀지않아 땅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은행금리보다 수익이 낮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개발의 시대로 진입했다고 분석한다.

결국 이제 부동산 시장의 승부는 뛰어난 감각과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여부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씨의 꿈은 인간적이고 문화적인 주택단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기존의 환경친화적인 주택의 개념을 넘어 공동체단지를 만들어 그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또다른 꿈을 꾸는것.

아직 우리나라에서 아무도 시도해보지 못한일을 오늘도 그는 꿈꾸고 있다.

< 김영준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