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마땅한 자금운용처를 찾지 못해 통안증권 양도성
예금증서(CD) 등 다른 금융기관이 발행한 증권을 대거 매입하고 있다.

10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신탁계정 종금사 투신사등은 최근
유동성이 잉여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마땅한 자금운용처가 없자 한국은행이
통안증권 다른 은행의 CD를 잇따라 사들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매일 일반인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팔고 있는 통안증권의 경우
지금까지는 거의 일반매출이 없었으나 지난 9일 하룻동안만 1천억원어치가
팔렸다.

또 한은이 매주 금요일 금융기관에 경쟁입찰을 통해 팔고 있는 통안증권도
지난주부터는 응찰규모가 매각규모를 능가하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또 은행들이 발행한 CD를 대거 매입, 지난달에만 은행CD는
1조3백53억원 늘어났으며 이달들어 지난 5일까지도 2천7백93억원 증가했다.

또 한은이 이날 실시한 RP(환매채) 경쟁입찰에도 8천억원이 응찰, 예정매각
규모 6천억원보다 2천억원 많았다.

관계자들은 금융기관들이 여유자금을 기업대출보다는 유가증권투자에 활용
하고 있으나 회사채 발행규모와 기업어음(CP) 발행규모가 적어 이처럼 한은의
통안증권 등 금융기관에 대한 채권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특히 신용상태가 불량한 기업이 발행한 CP나 회사채 매입을 꺼리는
풍조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영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