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 상권이 다음달 관광특구지정을 앞두고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태원은 그동안 심야영업이 제한된데다 경기불황이 겹치면서 상권이
침체됐었으나 다음달 이 일대 1만3천여평이 특구로 지정되면서 제2의 전성기
를 맞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따라 이태원에서 상가점포를 구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이 일대 부동산에
쌓여있던 매물이 급속히 회수되고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용산구측과 이태원내 국제상가연합회는 특구 지정과 오는 99년초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개통 등 유동인구의 증가에 대비해 아리랑택시주차장,
한전 부지 등 부지 매입을 통해 이태원 발전의 최대걸림돌인 주차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수요가 가장 많은 점포는 음식점과 의류점이다.

이태원로변에 자리잡고 있는 음식점이나 의류점을 할만한 30평안팎점포의
경우 보증금 3천만~4천만원에 월세 70만~1백만원, 권리금 5천만원정도의
시세가 형성돼있으나 권리금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 해밀턴호텔부근 유흥업소가 밀집한 곳의 10~15평규모 점포(분식집)는
권리금 2천만원안팎에 보증금 2천만원, 월세 60만~80만원선이다.

특히 옛 비바백화점 일대나 소방서에서 이슬람사원으로 접어드는 곳에
위치한 10평 안팎 점포는 5천만원~8천만원의 권리금을 줘도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상권이 활기를 띠면서 이 일대 주택도 개보수했거나 신축된 건물을 중심
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오래된 다가구주택의 방 2개 딸린 건물의 전세금은 3천5백만원정도인 반면
신축된 10~13평규모의 원룸주택은 4천만~5천만원에도 물건을 찾아보기
힘들다.

또 구옥이면서 내장을 새로한 방 2개짜리 다가구도 5천만원안팎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용산구는 앞으로 이태원로를 중심으로 남측으로는 의류전문상가 주거관광
시설 전통공예품상가 등 각종 기념전문판매상가를, 북측에는 세계 각국의
전통음식을 판매하는 전문관광식당가를 건립하는 등 이태원만의 분위기를
간직한 "국제쇼핑거리"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특히 환락가로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부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유흥업소를
소방서 우측에 집중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 상권은 해밀턴호텔과 건너편의 이태원 소방서를 중심으로 일반상가
점포와 유흥상가 밀집지역으로 나누어진다.

이태원 입구에서 해밀턴호텔까지의 6백m 구간에는 가죽제품 점포와 보세
의류점들이 들어선 3층짜리 상가들이 이태원로를 따라 밀집해 있다.

이러한 점포들은 해밀턴 건너편 아래쪽 이면도로까지 뻗어 있다.

또 소방서에서 한남2동사무소까지는 단란주점, 디스코텍 등 유흥업소들이
도로와 이면도로 옆을 따라 빼곡히 들어서 있다.

지난 90년때 심야영업을 제한한 이후 급속도로 상권이 위축된 이곳은 이번
관광특구지정으로 가장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한남동 사거리로 빠지는 곳에 있던 옛 비바백화점을 사들인 삼성은 지상
12층의 오피스텔로 개보수해 올말께 계열사인 제일기획 본사로 활용할 계획
이다.

또 도로건너편에는 이태원의 유일한 주상복합건물인 "현대안성타워" 빌딩이
이태원내 최고층인 15층으로 건립되고 있다.

< 김동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