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행장 파문] '관치인사' 관철됐지만 "앙금" ..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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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행 확대이사회가 장만화행장의 사표를 반려키로 결정한 것은
한마디로 관치금융재현에 대한 "주주들의 쿠데타"로 풀이되고 있다.
비록 장행장이 이날 "확대이사회의 사표반려방침에도 불구하고 은행장직을
사임, 11일부터 출근하지 않겠다"고 말함으로써 "한바탕의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앞으로 재경원등 감독당국의 은행장을 비롯한 은행인사개입
관행은 어떤 식으로든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노골적인 은행장사퇴압력과 후임행장 내정관행이 직원은 물론 주주들의
반발에 부딪친 이상 재경원등 감독당국도 상당한 정도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두번에 걸쳐 비상임이사회를 무산시킴으로써 정부의 은행장선임에
반발감을 나타냈던 외환은행 비상임이사회의 태도와 맞물려 앞으로 은행장
선임과정에서 비상임이사회의 발언권은 더욱 강화되게 됐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의도"대로 끝나고만 은행장인사파문이 남긴 교훈은
세가지로 정리된다.
우선은 주주들의 발언권강화다.
외환은행이나 서울은행에서 나타났듯이 주주대표로 구성된 비상임이사들은
단순한 허수아비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외환은행 비상임이사들은 두번에 걸쳐 비상임이사회를 무산시킴으로써
정부에 항의하는 의사를 표시했다.
서울은행 비상임이사들도 정부의 사임압력에 굴복한 장 행장의 사표반려를
결정함으로써 겉으로는 정부의 결정에 맞서는 행동을 보여줬다.
물론 여기에는 관치금융재현에 대한 반발여론을 제압하기 위한 "정부의
세밀한 각본"이라는 평가절하가 엄존하지만 말이다.
두번째는 정부의 일방적 강압적 은행장인사개입이 더 이상 일방통행식으로
통용되지는 않게 됐다는 점이다.
주주들은 물론 은행직원들도 똘똘뭉쳐 정부의 외압에 대항하는 형태를
보임으로써 정부의 관치인사관행이 통용되는게 만만치 않을 것임을 보여줬다.
실제 재경원은 지난7일 "한미 서울은행장인사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발표를
할 정도로 상처를 입은 것도 사실이다.
세번째는 역설적이긴 하지만 금융감독체제를 앞당겨 개편해야 한다는 당위
를 제공했다.
이번 경우에서 보듯이 재경원등 감독당국은 그들만의 감독권을 근거로
반발여론에도 불구하고 은행장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현재와 같이 감독체제가 존재하는한 이런 관행은 끊임없이 되풀이되리라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따라서 금융감독위원회설립등 감독체제개편을 앞당겨 자율인사의 바탕을
만드는게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이와는 별개로 서울은행의 해프닝은 후임서울은행장과 한미은행장선임과정
에서도 정부의 입김이 여전히 작용하리라는 걸 암시한다.
형식이야 어쨌든 결과가 정부뜻대로 관철된 이상 정부가 "보이지 않는 손"
을 작동, 자신의 인사구도를 관철하려 한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
이다.
결국 관치금융재현과 그에 대한 반발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할수 있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1일자).
한마디로 관치금융재현에 대한 "주주들의 쿠데타"로 풀이되고 있다.
비록 장행장이 이날 "확대이사회의 사표반려방침에도 불구하고 은행장직을
사임, 11일부터 출근하지 않겠다"고 말함으로써 "한바탕의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앞으로 재경원등 감독당국의 은행장을 비롯한 은행인사개입
관행은 어떤 식으로든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노골적인 은행장사퇴압력과 후임행장 내정관행이 직원은 물론 주주들의
반발에 부딪친 이상 재경원등 감독당국도 상당한 정도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두번에 걸쳐 비상임이사회를 무산시킴으로써 정부의 은행장선임에
반발감을 나타냈던 외환은행 비상임이사회의 태도와 맞물려 앞으로 은행장
선임과정에서 비상임이사회의 발언권은 더욱 강화되게 됐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의도"대로 끝나고만 은행장인사파문이 남긴 교훈은
세가지로 정리된다.
우선은 주주들의 발언권강화다.
외환은행이나 서울은행에서 나타났듯이 주주대표로 구성된 비상임이사들은
단순한 허수아비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외환은행 비상임이사들은 두번에 걸쳐 비상임이사회를 무산시킴으로써
정부에 항의하는 의사를 표시했다.
서울은행 비상임이사들도 정부의 사임압력에 굴복한 장 행장의 사표반려를
결정함으로써 겉으로는 정부의 결정에 맞서는 행동을 보여줬다.
물론 여기에는 관치금융재현에 대한 반발여론을 제압하기 위한 "정부의
세밀한 각본"이라는 평가절하가 엄존하지만 말이다.
두번째는 정부의 일방적 강압적 은행장인사개입이 더 이상 일방통행식으로
통용되지는 않게 됐다는 점이다.
주주들은 물론 은행직원들도 똘똘뭉쳐 정부의 외압에 대항하는 형태를
보임으로써 정부의 관치인사관행이 통용되는게 만만치 않을 것임을 보여줬다.
실제 재경원은 지난7일 "한미 서울은행장인사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발표를
할 정도로 상처를 입은 것도 사실이다.
세번째는 역설적이긴 하지만 금융감독체제를 앞당겨 개편해야 한다는 당위
를 제공했다.
이번 경우에서 보듯이 재경원등 감독당국은 그들만의 감독권을 근거로
반발여론에도 불구하고 은행장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현재와 같이 감독체제가 존재하는한 이런 관행은 끊임없이 되풀이되리라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따라서 금융감독위원회설립등 감독체제개편을 앞당겨 자율인사의 바탕을
만드는게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이와는 별개로 서울은행의 해프닝은 후임서울은행장과 한미은행장선임과정
에서도 정부의 입김이 여전히 작용하리라는 걸 암시한다.
형식이야 어쨌든 결과가 정부뜻대로 관철된 이상 정부가 "보이지 않는 손"
을 작동, 자신의 인사구도를 관철하려 한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
이다.
결국 관치금융재현과 그에 대한 반발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할수 있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