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원은 서울은행 이사회에서 장만화행장의 사표를 반려했다는
소식이 10일 오후 알려지자 충격과 당혹감속에 최근 관치금융인사설에
대한 금융계의 반발이 이같은 형태로 표면화된 것으로 해석.

재경원은 서울은행 이사회의 쿠데타행위가 결국 재경원및 검찰등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간주, 불쾌감을 애써 감추지 않은채 추후 대응책을 논의.

재경원은 이날 행장의 사표를 이사회가 반려한 행위에 대한 법률적인
의미를 두고 변호사에게 법률자문을 구하랴, 이번 사태의 배경, 공식입장
표명여부 등을 따지느라고 법석.

그러나 장행장에 대한 사퇴압력을 검찰에서 요구한데다 장행장이 한보사태
로 지난 3월 주의촉구라는 경징계를 받은데 불과한 만큼 재경원이 취할수
있는 "보복책"도 사실상 극히 제한되어 있다는 입장.

최근 시중은행장 인사에 전.현직 고위관료를 앉히려다가 여론의 비난으로
인사개입 중단을 선언하는등 수모를 당한바 있는 재경원은 이번 사태까지
터지자 "무기력한 공권력"및 "금융정책실파워 퇴조"가 확인됐다고 자조하는
분위기.

이에따라 일부 관계자는 "금융감독기구 개편을 두고 미묘한 시기에 재경원
이 은행장 인사과정에서 잇달아 악수를 두고 있다"며 "금융자율화라는 현실
변화에 대한 수뇌진의 인식이 부족, 구시대적 발상으로 낙하산 인사를
시도한데 이어 검찰의 인책 요구를 그대로 수용, 지원사격을 한 결과 이같은
사태를 빚었다"고 주장.

재경원은 장행장이 이사회의 재신임을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을 경우
검찰에서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관측하면서도 은행법 규정상
금융통화운영위원회가 중대한 잘못을 저지를 행장에 대해 해임을 권고할수
있는 만큼 정부와 사법당국이 이번 사태를 결코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

<최승욱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