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까지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비상임이사 9명중 6명은 "지난 3월 주총에서 걸러진
문제를 이제와서 또 논의해야 하는 상황에 비상임이사로서 심각한 회의를
느낀다"며 "비상임이사하는게 부끄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상임이사인 전경두 동국제강 전무는 "아무리 비상임이사가 별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모양은 갖춰져야 할 것"이라며 "각본 다 만들어 놓고
거수기 역할만 하하는 것이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물론 그렇다고 비상임이사들의 사퇴가 당장 현실화되리라고 보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한 비상임이사는 "개인자격이라면 몰라도 법인대표이기 때문에 행동하는데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며 한계를 토로했다.
일부에선 서울은행 비상임이사들의 동조사퇴 발언을 정부에 대한 일종의
항의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비상임이사들의 이같은 반란은 앞으로의 사태진전에 중요한 이정표
가 될 전망이다.
비록 정부 의도대로 장행장이 물러나게 됐지만 금융당국이 낙점한 인물이
후임으로 입성하기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외환은행 비상임이사들이 외부행장 후보추천에서 강력히 반발했듯이
서울은행 비상임이사들도 정부가 그려놓은 인사구도를 흐트려 놓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더구나 노조등 직원들과 간부들의 반발도 쉽지 가라질 것 같지 않은 상황
이어서 비상임이사들의 "활약"을 더 부추기고 있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