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사들이 넘치는 수신을 주체 못해 차입금 갚는데까지 수신자금을 쓰기
시작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수신은 꾸준히 증가
하는데도 여신위축 분위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남는 자금을 운용
하는데 애를 먹고 있는 종금사들은 일부 수신 자금으로 기존 차입금을
갚아나가고 있다.

종금사의 여수신 규모는 지난 4월말 현재 여신이 수신보다 1조8천2백52억원
(잔액기준) 많았으나 5월중에는 수신이 여신을 앞질러 지난 5일 현재 수신이
여신보다 9천6백84억원 더 많은 상태이다.

D종금은 여신위축으로 차입금 자체를 줄인 탓도 있지만 여신에 비해 수신이
넘쳐흘러 일부 자금을 차입금 갚는데 쓰면서 지난달에만 1천억원의 차입금이
줄었다.

S 종금사 관계자는 "요즘 같아서는 단기차입금리인 콜금리가 수신금리보다
훨씬 낮아 콜차입한 자금을 수신자금으로 갚는 것은 손해볼수도 있다"며
"하지만 남는 자금을 금융권내에서 운용하는데도 한계가 있어 울며 겨자먹기
로 일부를 기존 차입금 갚는데 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종금사들은 여신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일부 수신상품에 역마진이
생김에 따라 금리가 높거나 너무 많은 자금을 오랜동안 맡기려는 제의를
거절하는 등 선별수신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연기금이나 돈이 남아도는 우량대기업들은 기간을 늘리고 고금리로
돈을 맡기려고 해 종금사와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종금사 관계자는 "남는 자금의 운용처를 찾기 위해 유망기업 발굴에 나서고
있으나 기존 거래업체 가운데 신용도가 떨어지는 기업에 대해서는 여전히
선뜻 자금을 대주지 못하고 있어 여신경색 분위기가 아직 풀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오광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