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업체들은 품질면에서는 어느정도 자신감을 갖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은 갈수록 열세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출업체들은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연구개발투자에는 아직도 소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한국무역협회는 33개 업종 1천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97년도
수출산업 실태조사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조사결과를 요약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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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경쟁력

한국제품의 경쟁력에 대한 평가에서 유리하다는 응답은 27%에 그친 반면
불리하다는 응답이 53%에 달했다.

또 한국수출업계의 주요 경쟁대상국으로는 34%가 중국 및 아세안국가를
들었고 일본(27%) 대만.홍콩.싱가포르 등의 순이었다.

<> 가격경쟁력

올해 한국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작년에 비해 약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58%에
달했고 개선되리라는 응답은 17%에 불과했다.

가격경쟁력 약화의 요인으로는 고임금(50%)이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밖에 국산원자재비용(18%) 물류비용(15%) 금융비용(8%) 등이
지적됐다.

수출업체들이 보는 적정마진율은 14.3%로 조사됐다.

그런데 실제 예상되는 수출마진율은 9.9%에 그쳐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 품질경쟁력

한국제품의 품질이 선진국 제품보다 우위라는 응답은 17%, 동등하다는
응답은 43%여서 품질에 대해 비교적 자신감을 보였다.

품질경쟁력이 떨어지는 분야로는 제품자체의 기능(38%) 끝마무리처리(26%)
색상 및 디자인(24%) 등이 지적됐다.

<> 자기상표수출

자기상표로 수출하는 비중이 업체수로는 34.2%, 금액기준으로는 49.7%를
기록, 작년과 비교할 때 각각 5.9%포인트, 3.9%포인트 늘어났다.

이는 섬유제품 등 주로 경공업분야에서 자기상표 수출노력이 확대된데
따른 것이다.

<> 노사관계 및 임금

수출업계가 임금인상을 흡수하는 방안으로 생산성향상(46%) 제품
고부부가가치화(16%) 인원감축 및 조직개편(12%) 수출가격인상(4%) 등이
제시됐고 무대책이라는 응답도 19%나 됐다.

이중 생산성향상, 제품고부가가치화, 수출가격인상 등은 작년에 비해
비중이 낮아진 반면 인원감축과 무대책은 크게 늘어난 것이어서 수출업체의
임금인상흡수능력이 한계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 기술개발

선진국과 비교할 때 기술경쟁력이 열위에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48%로
작년보다 5%포인트 늘어나 기술격차가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 줬다.

매출액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율도 작년의 3.9%에서 2.3%로 떨어졌다.

<> 규제완화

행정규제완화에 대한 평가에서 불만스럽다는 응답이 작년의 20%에서 올해는
36%로 크게 늘어났다.

반면 만족스럽다는 응답은 20%에서 9%로 감소해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 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