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은 앞으로 외환시장의 움직임을 보다 중시,일정 수준에
맞추기위해 원.달러환율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지 않을 방침이다.

심훈한국은행국제담당이사는 12일 "외환시장에는 달러당 8백90
원이 외환당국의 지지선인 것처럼 알려져 있으나 앞으로 "달러당
8백90원"의 의미는 전혀 없다"고 말해 이같은 방침을 시사했다.

심이사는 "여러가지 경제적인 여건을 볼때 지금까지는 달러당 8백
90~8백95원대를 적정수준인 것으로 생각해온 것은 사실"이라며 "국제
외환시장의 변화가 심한 상황임을 감안,앞으로는 외환시장의 수급상
태를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심이사의 이같은 발언은 앞으로 원.달러환율을 지지하기위해 무리
하게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일을 삼가하겠다는 것을 시사해 주목된다.

한은은 그동안 국제외환시장에서의 엔화강세-달러약세에도 불구,수
출경쟁력제고등을 위해 원-달러환율을 달러당 8백90원대에서 유지하
기위해 수시로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매입해왔다.

이에따라 원-달러환율은 지난달부터 줄곧 8백90원대를 지속해왔다.

그러나 지난 11일 국제외환시장에서 엔.달러환율이 달러당 1백10엔
대까지 하락하는등 국제시장의 환율변동이 심한데다 무리하게 달러를 매
입할 경우 그만큼 원화가 풀려 통화관리에 부담을 주는등 원.달러시장개
입의 한계가 노출돼왔다.

실제 한은은 지난 9일에만 4억달러를 서울외환시장에서 매입하는등
거의 매일 1억~3억달러를 사들였다.

이 결과 외환보유액은 다시 3백억달러를 넘어섰지만 원화자금이 그만
큼 방출돼 한은에서는 통안증권과 환매채(RP)등을 매각,시중유동성을 흡
수해야만 했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