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12일 "우리당이 내각제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국민회의는 대통령제를 목적으로 해 현격한 괴리가 있다"며 "후보단일화가
안될 경우 단독출마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총재는 이날 한국일보.SBS 주최 토론회에 참석, 이같이 밝히고 "내각제가
된다면 만족한채 (정계를) 떠날수 있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대선자금문제와 관련, "대통령이 "법정선거 비용을 초과했지만
그때는 관행이었고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제도개혁을 하겠다"는 정도의
고백만 했다면 큰 문제는 없었을 것"이라며 김대통령의 해명을 거듭 촉구
했다.

김총재는 그러나 "김대통령이 정직성을 검증받을수 있도록 직접 진솔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민련이 보유하고 있는 대선자금관련 자료는
당분간 공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이어 "당과 국민들 사이에 김영삼 대통령 퇴진여론이 높지만 나는
아직 직선적으로 퇴진요구를 한 적이 없다"면서 "어떤 경우도 국가영위가
파탄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이날 토론회에서 5.16쿠데타및 박정희 전 대통령의 "3선 개헌"
등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패널리스트들과 그 정당성을 둘러싸고 잠시
격론을 벌이기도 했다.

김총재는 ""3선 개헌"을 처음에는 반대했으나 박대통령이 "5.16을 함께 한
동지로서 죽기를 같이하자"고 설득해 3선 개헌 지지활동을 하게 됐다"며
"박대통령이 70년대들어 인간적인 약점을 노출한 것같다"고 평가했다.

김총재는 또 "만일 대통령에 당선돼 임기를 마치면 76세나 된다"는 지적에
대해 "많지 않은 나이지만 뒷전에 앉아있을 나이도 아니라고 본다"며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김총재는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의 거취문제를 언급하면서 "전당대회
에서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면 선거가 있기 석달전에 공직을 사퇴해야 하는
규정에 따라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새로운 분에게 지역구를 물려줄 생각"
이라고 말해 당직자들이 황급히 "착각"이라고 부인하는 "소동"을 초래하기도
했다.

심양섭 부대변인은 김총재의 발언 직후, "김총재가 현행 선거법을 잘못
이해하고 말한 것으로 의원직 사퇴발언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 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