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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정보인/정보시대] (나의 넷맹탈출기) 진기홍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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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기홍 < 통신사학자 >

    지난 88년5월, "천리안"이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PC통신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당시 환갑을 지내고도 또 5년의 세월이 지난 뒤였다.

    그 나이에 전혀 생소한 일을 배운다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아 호기심을
    접었다.

    본디 몸이 허약한 편이어서 환갑을 넘긴 것만으로도 천행이라고 믿었던
    터라 그저 한가로이 여생을 보낼 작정이었다.

    나의 PC통신에 대한 관심은 하이텔의 원로방 대표인 유경희선생과의
    만남에서 되살아났다.

    이 분이 지난 94년 7월 체신부(현 정보통신부) 퇴직자의 친선단체인
    체우회를 찾아 하이텔의 동호회인 "원로방"에 가입, PC통신을 시작하도록
    권했다.

    체우회 회원들에게 간단한 컴퓨터 교육을 실시해 PC통신에 입문시키기로
    즉석에서 합의를 보았다.

    나는 그해 12월31일 한국통신이 무료로 대여하는 소형 컴퓨터로 처음
    통신의 세계를 접했다.

    그날은 내가 양력으로 80세를 보내고 81세가 되는 날이어서 PC통신
    입문은 더욱 뜻깊은 일이었다.

    나는 PC통신을 통해 많은 친구를 얻게 됐다.

    특히 체우회원간의 부단한 연락으로 구의를 되찾았을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는 인생에 새로운 보람을 얻게 되었다.

    특히 하이텔을 통해 우리나라의 우표와 통신사에 대한 제법 많은 논문을
    발표할 수 있었다.

    체신부가 발간한 모든 역사 서적의 편찬에 참여, 집필 활동을 했으나
    새로운 사실이 발견된다해도 이를 수시로 발표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이를 위해선 오는 2004년 또는 2005년에 "한국 우정 1백20년사" 또는
    "한국 전기통신 1백20년사"가 편찬될 때를 기다려야 하는데 그때는 내 나이
    90이 넘으니 사실 버틸 자신이 없다.

    나는 요즘 컴퓨터에 매달려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PC통신을 통해 생각나는대로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미 상당량의 잡문이 PC통신 하이텔의 원로방 메뉴인 "노변정담"
    과 "추억의 책장" 등에 저장돼 있다.

    갑오 동학농민혁명에 관한 책을 단행본으로 저술할 욕심도 있었으나
    기력도 한계에 달해 뜻을 이룰 희망을 포기했었다.

    내가 크게 아쉬워하는 것은 80세가 아닌 70세에만 PC통신에 입문했더라면
    소망하던 단행본도 펴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도 이 원고를 PC로 작성, 통신을 통해 순식간에 전송하기 때문에 나의
    오후 약속시간을 지킬 수 있게 됐으니 "PC통신"에 감사할 따름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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