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에 "벤처붐"이 일고 있다.

마치 벤처기업의 천국이 된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벤처기업을 위한 주식 3부 시장 개설, 벤처기업 전용공단 마련,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특별조치법(가칭) 등 여러가지 벤처기업 부양책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에서처럼 한국에서도 벤처기업이라는 "천사"들이 불황의 늪에 빠진
한국경제를 구원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

벤처기업은 위험성이 높지만 수익성도 높은 새로운 사업으로 정의할수 있다.

도전의식이 강조되는 벤처기업의 속성상 창업자는 일반적으로 젊은
엔지니어다.

벤처기업들은 일정수준까지 급속히 성장할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규모가 일정수준을 넘어설 경우 창업초기에 요구되지 않았던
새로운 능력이 필요하다.

매출성장에 따라 늘어나는 자금부담과 비대해진 인원및 조직관리 문제 등이
큰 어려움으로 다가오게 된다.

벤처창업자에게는 눈앞에 보다 큰 회사의 미래가 보이지만 현실의 여러가지
제약이 그의 발목을 잡고 성장을 멈추게 한다.

이러한 벤처기업의 경우 M&A는 하나의 훌륭한 대안이 될수 있다.

자본력과 관리능력을 가진 중견기업에게 자기자본의 일정부분을 매도하고
창업자는 기술개발과 영업전략에만 전념하는 것이다.

궁합이 잘맞는 파트너에게 관리와 재무를 맡기는 전략적 제휴를 시도함으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수 있다.

일전지분을 인수하는 측에서는 자신들이 스스로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에 적은 비용으로 단시간내에 진출하게 되는 계기를 가질수 있다.

누이좋고 매부좋은 사례라고 할수 있다.

벤처기업을 위한 자본시장이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발달한 우리나라의
경우 이와같은 전략적 제휴형식의 M&A가 더욱 필요하다.

최근 제약회사인 종근당이 한국하이네트를 인수한 것은 벤처기업과 자본력을
갖춘 기업간 전략적 제휴의 대표적인 예로 들수 있다.

삼성SDS의 컴퓨터 바이러스 치료에 유명한 안철수씨가 만든 연구소의 전략적
제휴도 마찬가지다.

벤처기업의 대한 M&A를 먹고 먹히느냐의 경쟁적 차원이 아니라 벤처기업
창업의지를 북돋아주고 지원하는 육성책으로 인식해야 할 때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