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히 듣고 있는 경제개발이라는 말 못지않게 요즘 자주 오르내리는
것이 인간개발이다.

두 단어를 연관하여 쓰면 경제개발은 인간개발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에 대한 중시는 경제의 핵심요소인 토지나 자본등 보다도 인적요소가
더 중요하다는 효율적 측면이 있다.

그런가하면 경제개발의 궁극적 목표는 인간적 가치의 향상에 있다고
하는 이념적 측면도 있다.

지금까지 국부라고 하면 물적 자본의 축적을 위주로 했다.

세계은행은 이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국부측정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물적 자본은 전체 부의 단지 16%몫에 불과하며 천연자원이
20%, 인적 자본이 64%를 차지하고 있다.

선진국일수록 인적 자본의 비중이 높아 일본 독일 스위스 등은 80%에
이른다.

유엔개발계획 (UNDP)은 인간개발을 중시하는 기관으로 탁월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래서 1990년부터 해마다 연구결과를 "인간개발 보고서"라는 책자로
발간하고 있다.

세계 7개국에서 이 책이 발간되어 활용되고 있지만 한국은 이제서야
96년보고서가 처음으로 출간되었다.

뒤늦긴 했지만 다행이 아닐수 없다.

<>노동자의 평균교육연한을 1년 연장했을 경우 초기엔 GDP가 9%씩
증가한다.

<>저개발국가에서 노동자의 칼로리섭취가 증가하면 노동생산성은 이의
47%까지 향상된다.

<>평균 수명이 10% 증가하면 경제성장률은 약 1% 늘어난다.

<>대부분 국가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더 많이 일한다.

그러나 남성노동의 3분의 1만이 보고되지 않는데 비해 여성은 3분의2가
기록에서 빠진다 (가사 및 봉사활동).

이상과 같은 주목할만한 연구결과들이 이 보고서를 채우고 있다.

한국은 인간개발지수에서 1백75개국중 32위로 지난해보다 떨어졌지만
여전히 세계 상위 수준의 삶의 질을 누리고 있는 우등생으로 지목되어
있다.

교육열과 고용기회확대가 상호작용한 것이지만 그 배경은 토지개혁과
균등분배에 있다는 해석이다.

한국판 보고서 발간에는 미국에서 이를 후원해준 고마운 분들이 있다.

이에 감사하는 뜻에서도 인간개발이라는 새로운 인본주의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