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암발생추세가 눈에 띄게 바뀌고 있다.

위암 자궁경부암은 줄고 난소암 유방암 질암이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95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1백21.1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남자는 1백34.5명, 여자는 81.2명이 암으로 숨졌다.

여성에만 나타나는 유방암과 자궁암은 86년에 비해 각각 21.5%, 4.8%
감소했다.

이는 어디까지나 사망률로 실제 발생양상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82~87년과 88~92년, 각5년간의 여성 암발병 추이변화(보건복지부
96년자료)를 보면 자궁경부암은 27.8%에서 23.9%로 감소했다.

반면 유방암은 9.1%에서 10.5%로, 난소암은 2.8%에서 2.9%로 늘었다.

비록 대구.경북 지역에 국한된 일이지만 계명대 의대 산부인과가 집계한
최근 20년간 여성생식기암 발생양상 통계는 상당히 흥미롭다.

75~94년 내원한 7만5천4백25명의 환자 가운데 자궁경부암이 약90%로 가장
많았고 난소암 자궁체부암 질암순으로 많았다.

이중 난소암 자궁체부암 질암은 75~84년, 85~94년으로 나눠 보았을때
발생빈도가 늘고 있다.

난소암은 2.4%에서 6.1%로, 자궁체부암은 1.6%에서 2.5%로, 질암은
0.3%에서 3.9%로 증가했다.

자궁은 자궁에 도달하는 입구에 해당하는 경부와 본체에 해당하는 체부로
나뉘며 자궁체부암의 대표적인 것은 자궁내막암이다.

계명대 조사결과 자궁경부암의 경우는 치료가 잘되는 편인 편평상피암은
70.6%에서 56.6%로 준 반면 좀더 조직 깊이 침투해 악성인 선암은 3.7%에서
5.0%로 늘었다.

나머지는 비침습적 전 암단계로 조기발견되는 경우가 증가했다.

중요한 것은 75~84년은 30~39세에 자궁경부암이 증가해 40~49세에 절정을
이루고 있고 85~94년은 이미 30~39세에 절정을 이뤄 발생연령이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

자궁체부암은 50~59세에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였는데 85~94년동안은
30~49세의 연령층에서 발생이 증가했다.

질암은 약간 증가했는데 외국은 60세이후에 60%이상이 발생하는 반면
국내 조사에서는 5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통계를 종합하면 여성암은 83년 이전에는 태반조직에서 발생하는
융모상피암이 대다수를 차지하다가 이후 현저하게 줄어드는 추세이다.

조기발견과 조기치료의 덕택이다.

자궁경부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유방암은 조기진단이 비교적 활성화되고 있지만 서구식 영양섭취, 만혼,
폐경연령의 지연, 발육상태의 양호로 상대적 비율이나 절대적 수가 쉽사리
줄어들고 있지 않다.

난소암도 건축자재.전기절연물질에 포함된 발암물질의 범람, 경구피임제
사용, 지나친 지방및 카페인섭취 등으로 발생률이 늘고 있다.

난소암 자궁내막암 질암의 증가추세는 여성암의 발생양상이 서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계명대 산부인과팀은 "암예방지식의 보급과 조기검진의 확산으로 여성암의
발생률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예방의학차원의 국가적인
암검진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므로 1차진료를 담당하고 있는 의사들의 세밀한
검진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여성생식기암은 효과적인 검진법이 많이 개발돼 조기검진및 조기
치료가 쉽다"며 "도시여성에 비해 농촌여성의 검진율이 낮아 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여성암의 조기진단에 경제적이며 효과적인 진단법으로 최근 선보이고 있는
것은 <>유방암-유방촬영술 유방초음파 T-스캔 <>자궁암-자궁경부확대술,
자궁내막조직생검 <>난소암-골반진찰 종양표지자검사 질식초음파검사
<>질암-경항문쌍합진골반진찰 특수질경검사 등이다.

유전성인 경우에는 관련 유전자존재유무를 유전자분석으로 알아봐야
한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