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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기업인] '제지업계 사장'..면도날 예측/불도저 추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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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지업은 대대적인 설비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이다.

    초지기 1기를 설치하려면 2천억원이상이 투자돼야 하고 증설기획에서부터
    준공 가동되기까지 최소 2년이 소요된다.

    특히 원재료인 펄프의 해외의존도가 커 "종이원료의 확보"가 국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관건이 되고 있다.

    용수와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제지산업이 이제는 환경보전산업으로
    탈바꿈하면서 "제지산업=공해산업"이라는 국민의 선입견을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제지업계 사장들은 합리적이고 전문화되어 있으며 경영환경변화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그만큼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얘기이다.

    국내외 수급균형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바탕으로 설비투자를 해야 하고
    펄프가격추이에 따라 종이가격이 결정되는 업종의 특성상 국제펄프가격시황
    환율변화동향 등을 파악하는 국제적 감각도 갖춰야 한다.

    따라서 제지업계 사장에게 요구되는 최고의 덕목은 추진력과 미래를
    예측하는 예견력이다.

    꼼꼼하게 챙기며 완벽하게 이끌어내는 관리력도 중요하지만 과감한
    추진력이야말로 장치산업인 제지회사가 경영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대응,
    목표한 수익을 무리없이 달성할 수 있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제지업체 사장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원료의 부실한 자급기반에 있다.

    목재의 생산이 부족하다보니 자연히 펄프의 80%를 수입에 의존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국제펄프가는 당연히 사장들의 최고 관심사이다.

    다행히 한솔제지를 비롯한 대기업을 중심으로 해외조림 및 해외펄프공장
    건설을 추진중이어서 몇년안에 안정적인 조달책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원과 시장확보차원에서 해외투자를 과감하게 추진하는 것도 제지업체
    사장이 갖춰야 할 덕목이다.

    또하나의 원료라 할 수 있는 고지 자급도 원료조달측면뿐 아니라 자원
    재활용의 차원에서도 중요한 대목이다.

    종이생산에는 대체적으로 펄프 30%, 고지 70%가 사용되고 있다.

    고지중 30%는 수입되며 70%는 국내에서 조달하고 있다.

    문제는 호황.불황때의 달라지는 수급상황과 가격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
    이다.

    제지업이 호황을 이루던 지난 95년 6월께에는 고지품귀현상으로 "보석상
    윈도에 보석대신 고지를 진열해 놓아야 한다"는 우스갯 말이 나돌았을 정도.

    고부가가치의 지종다각화전략아래 신제품과 신기술개발에 적극 나서야
    하는 것도 제지업계 사장들의 몫이다.

    신문용지의 경우만 해도 10년전엔 평방m당 54g짜리 종이를 사용했으나
    지금은 46g을 쓰고 있으며 조만간 43g으로 더욱 경량화될 전망이다.

    이같은 종이의 무게와 부피를 줄이는 경량화가 있었기에 더욱 많은 지면의
    신문발행이 가능했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정보가 독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었던
    것.

    종이는 단순한 것 같아도 종류가 매우 다양해 수백종에 이른다.

    제지업체에 평생을 바쳐 일해온 사람조차도 종이를 모두 알지 못한다는
    것이 업계의 얘기이다.

    보통 나무에서 추출한 펄프로 종이를 만들지만 물성을 맞추기위해 화학
    약품이 첨가되면서 다양한 종이가 생산된다.

    복사용지 프린터용지 팩스용지와 각종 티켓용지, 정보분야의 종이 항균지
    등 첨단제품의 특수지들이 바로 그것들이다.

    제지업계 사장들은 멀티미디어 등 정보통신산업이 발달해도 종이는
    나름대로의 편리성이 있기 때문에 더욱 수요가 늘 것이라고 역설한다.

    중국의 1인당 1년 소비량이 20kg, 한국은 1백50kg인데 비해 정보산업이
    가장 발달한 미국은 3백kg, 일본은 2백50kg인 점에 비추어 볼 때 종이와
    정보산업은 정비례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요즘들어 제지업계 사장들에게 요구되는 또하나의 덕목은 해외시장개척의
    과감한 추진력이다.

    최근들어 국내제지업체들의 의욕적인 설비확장으로 다소 공급과잉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내수시장적 수요구조의 소극적인 경영에서 탈피,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90년대들어 대대적인 설비투자로 생산원가문제는 해결했으나 물량소화의
    문제가 남아있다.

    국내 제지업체들의 생산능력은 연간 1천1백만t으로 올해 내수규모가 7백만t
    이면 약 4백만t은 수출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중국 홍콩에 편중돼있는 수출선의 다변화도 제지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

    백판지수출의 90%, 인쇄용지수출의 70%가 이 지역에 치중돼있다.

    제지업체는 이제 내수경쟁이 아닌 국제경쟁력확보차원의 재도약을 위한
    변신을 시도할 때이다.

    최근들어 세계시장에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경쟁력을 갖춘 유수기업체가
    다수 등장함으로써 본격적인 국제경쟁체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지금 제지업계 사장들은 컴퓨터이용증가로 10년전에 예고됐던 "페이퍼리스"
    사회가 아니라 오히려 "고품질종이"의 사회적 요구에 발맞추기 위해 끊임없는
    혁신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 신재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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